'해신'으로 인해 무려 26주 동안, 아니 전작 '두번째 프로포즈'까지 합하면 1년 가까운 시간을 MBC와 SBS는 황금시간대를 놓쳐왔다. '해신'이 지난 26일 막을 내리면서, 지상파 3사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새 드라마를 내놓는다. 말 그대로 '혈투'가 시작된 셈이다. 일일극, 주말극 등 모든 드라마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방송계에서는 그 중에서도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대를 누가 장악하느냐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그 시간대를 내내 KBS 2채널에 내줘왔던 것. 지존의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KBS 2TV는 6월 1일 '부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전창근)을 내놓는다. 미스터리 멜로 장르로 규정지을 수 있다. 쌍둥이중 형인 한 남자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뒤늦게 만난 동생마저 잃은 이후 펼쳐지는 복수극이다. KBS는 상승세 지속이라는 중대 임무를 전격적으로 엄태웅에게 맡겼다. 엄태웅은 첫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됐으니 그의 연기력과 스타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다. MBC는 일찌감치 김선아와 현빈이라는 빅카드를 결정해놓고 역공의 기회를 노려왔다. 역시 6월 1일 방송될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이 히든 카드다. 캐스팅면에서는 영화계에서 '여성 원 톱 주연'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김선아가 4년만에 금의환향한다는 점, '아일랜드'를 통해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 연기자가 된 현빈의 출연이 3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 '눈사람'으로 형부와 처제간의 아련한 사랑을 그렸던 김도우 작가와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에서 베스트 극장 '늪'으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김윤철 PD의 연출력도 이 드라마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 SBS는 '불량주부'의 흥행 코드를 이어갈 방침이다. 타사 두 작품보다는 좀 더 높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돌아온 싱글'(극본 김순덕, 연출 장기홍 진석규)을 6월 8일부터 방영한다. 이혼과 싱글맘이 증가하는 현 세태를 반영한 생활밀착형 드라마다. 최근 김성택에서 이름을 바꾼 김성민이 이혼한 여피족을, 결혼후 아이를 낳고 3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김지호가 남편을 사고로 여읜 싱글맘을 연기한다. KBS의 일방적 공세에 밀려있던 MBC와 SBS의 반격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