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우이(吳儀) 중국 부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양국 차관급회담 등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우호관계가 중요하다는 기본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일본 지도층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가 회담취소의 배경임을 시사한 것에 대해 "어떤 취지였는가 잘 확인못했다"며 "일정을 중간에 일단락짓고 귀국하는 경우는 외교상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며 파문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각료들은 우이 부총리의 처사를 입을 모아 비판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용무가 있었다면 어쩔 수 없다"며 "그러나 한마디 사과도 하지않는다면 인간사회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상으로 "자기가 면담을 신청해놓고 취소했다"며 "이런 매너는 상식을 벗어난 것이며 (일본 국내의) 중국에 대한 감정을 나쁘게하는 것에 크게 공헌했다"고 비꼬았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문부과학상은 "중국은 예의의 국가였음에 틀림없는 데 그것을 잊어버렸는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왕자 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중국의 비판을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한 일에 대해 "'여론조사 등으로 파악된 국민의 생각에 상호 내정불간섭이라는 것이 있다'고는 했으나 내가 '내정간섭'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일본 정가에서는 다케베 간사장의 "내정간섭" 발언이 우이 부총리의 급거 귀국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쿵취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담화로 우이 부총리의 급거 귀국 원인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문제에 있는 것이 한층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우이 부총리에게 "참배 계속"을 명언하더라도 총리급의 상호방문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일본측에 줄 것을 우이 부총리는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