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한 최홍희 전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2002.6.15사망)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이 한 차례 거부됐다 재심이 신청된 것으로 확인돼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김 훈(38) 경북과학대 태권도부 감독은 9일 "이미 고인이 된 최 전 총재를 대신해 올해 3월 국가보훈처에 재심을 신청했으며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 전 총재의 아호를 딴 `창헌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장 웅 북한 IOC 위원이 총재를 맡고 있는 ITF의 초청으로 오는 7월 호주에서 열리는 제14회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 전 총재는 자신이 1944년 11월 평양 학병의거 사건을 모의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실을 근거로 2001년 5월 국가보훈처에 서훈 신청을 냈지만 사망 뒤인 2002년 8월 기각 처분을 받았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그에 대해 `광복 이후 반한 활동 등의 행적'을 이유로 서훈을 거부했다. 반면 최 전 총재와 함께 평양 학병의거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일본 군법회의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육군 초대 법무감 김완용(87)옹은 그 공로를 평가받아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김옹은 최 전 총재에 대한 서훈을 촉구하는 청원서에서 "6.3 한일협정 반대 및 3선 개헌 반대 주장을 시작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평생을 태권도 보급만으로 살다간 인물로 재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재는 해방 직후인 1945년 11월 국군의 모태가 된 군사영어학교에 입학한 창군 멤버로 1962년 6월 제6군단장(소장)을 끝으로 예편했으며 1966년 3월 ITF를 창설했지만 1972년 1월 캐나다로 망명했다. 함경북도 화대 출신인 최 전 총재는 1975년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북한에 거주하는 형 붕희씨를 만나고 1979년 북한을 방문한 행적으로 반한 인사로 분류돼 입국이 금지됐으며 2002년 6월 15일 평양에서 사망한 뒤 우리의 국립묘지에 해당하는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안치됐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