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프로축구 K리그 컵대회에서 우승, 올 시즌 전관왕 목표를 향해 힘차게 진군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2005 최종전에서 후반 28분 김대의가 쏘아올린 천금같은 결승골로 성남 일화를 꺾고 7승4무1패(승점 25)를 기록, 울산 현대(승점 23)를 제치고 자력으로 우승했다. 수원은 작년 K리그 정규리그와 올초 한.중.일 왕중왕전인 A3챔피언스컵, K리그 수퍼컵에 이어 K리그 컵대회까지 4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는 위업을 이뤄냈다. 수원은 지난 95년 창단 이후 10년 만에 K리그 각종 대회에서 17번째 우승했고 지난해 K리그에 컴백한 차범근 감독은 올들어 우승컵을 3개째 거머쥐는 감격을 맛봤다. 수원은 앞으로 남은 K리그 정규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제패하는 시즌 6관왕 목표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성남에 지고 울산이 대전 시티즌을 이기면 우승컵을 마지막에 빼앗기는 부담이 있었지만 '레알' 수원이라는 별칭답게 후반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우승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는 김학범 감독의 말처럼 성남의 저항은 만만찮았고 수원은 전반 김동현의 중거리슛 외에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0분에는 성남의 신예 심영성에게 수비가 뚫려 골키퍼와 1대 1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아찔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수원의 해결사는 역시 '총알탄 사나이' 김대의였다. 김대의는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뒤 28분 코너킥 찬스에서 가공할 오른발 강슛으로 통쾌한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김대의는 김두현의 왼쪽 코너킥이 수비수와 공격수가 엉킨 틈에서 머리에 맞고 페널티지역 오른쪽 사각으로 흐르자 쇄도하며 지체없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반대편 골 네트를 세차게 흔들었다. 수원은 성남의 막판 반격을 듬직한 수문장 이운재의 선방으로 막아내 승리와 함께 우승 상금 5천만원을 거머쥐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과 이동국(포항)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상암 경기에서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친 끝에 득점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박주영은 대표팀 발탁을 시사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해내고 직접 키커로 나섰으나 포항의 노련한 수문장 김병지의 선방에 막혀 실축하고 말았다. 박주영은 후반 15분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머리로 떨궈놓은 뒤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다 포항 수비수 오범석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킥을 쏘았지만 오른쪽으로 방향을 읽은 김병지의 손에 걸렸다. 이동국은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결국 박주영-이동국의 킬러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실낱같은 역전 우승의 희망을 살려뒀던 울산은 대전 경기에서 전반 9분 카르로스의 선제골과 후반 35분 유경렬의 결승골로 이관우가 한골을 뽑아낸 대전을 2-1로 꺾었지만 수원이 성남을 이기는 바람에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주영과 수원의 나드손이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컵대회 득점왕은 대구 FC의 삼바용병 산드로에게 돌아갔다. 산드로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박성배, 이정효의 연속골로 0-2로 뒤지던 후반 2분 오장은의 패스를 오른발로 꽂아넣어 시즌 7호골로 박주영(6골) 등을 제치고 득점왕이 됐다. 이밖에 인천 유나이티드는 셀미르, 서동원, 라돈치치의 연속골로 전북 현대를 3-0으로 완파했고 부천 SK와 전남 드래곤즈는 1-1로 비겼다. (수원.서울=연합뉴스) 옥 철.이영호.강건택기자 oakchul@yna.co.kr horn90@yna.co.kr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