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등 미니홈피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와 관련된 범죄나 일탈행동이 부쩍 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 미니홈피가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존재로 인식되면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의 홈피에 위해를 가하는 '홈피 테러' 등이 속출하고 있는 것. 7일 대구의 한 산부인과 간호조무사가 신생아의 얼굴을 찌그러트리거나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는 등의 사진을 찍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이 사건 피의자인 간호조무사 L씨(24.여)는 경찰에서 "미니홈피를 특색있게 꾸미기 위해 그랬다"며 "영아들의 인상을 특이하게 해 사진을 올려 놓으면 다른 간호조무사 등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신생아의 콧구멍에 볼펜 2개를 끼워 놓고 장난을 친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사례도 미니홈피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추측을 사고 있다. 이처럼 미니홈피 조회수가 곧 자신의 인기도라고 여기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면서 미니홈피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비정상적인 행동들도 크게 퍼지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등 각종 포털과 디지털카메라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등에서는 실제로 없는 연예인 누드사진 등을 보여준다며 미니홈피 주소를 허위로 '도배'하는 행위가 널리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 인기 개그맨의 부인 사진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늘자 이 사진이 있다는 미니홈피 주소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미니홈피를 방문했다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허탕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아무 내용 없는 미니홈피를 개설하고 '독도는 일본땅' 등 자극적인 내용과 함께 자신의 미니홈피 주소를 올려놔 분개한 방문자들을 유도했다 타인의 홈피를 공격하는 '홈피 테러'도 잇따라 지난 2월에는 싫어하는 고교 동창생의 미니홈피 주소를 밀양 집단 성폭행사건 범인의 것이라며 허위 유포한 20대가 검찰에 의해 불구속기소됐다. 또 대상 홈피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주인 ID로 들어가 내용을 마구 변조하거나 내용, 또는 홈피 자체를 삭제해버리는 '홈피 탈취' 행위도 여러 건 벌어져 다모임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부랴부랴 보안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같은 범죄ㆍ일탈행위는 미니홈피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기도를 확인하고 과시하려는 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과도한 집착을 버리고 미니홈피에 대한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NGO(비정부기구)학과 교수는 "미니홈피 조회수가 사이버 공간의 인기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다보니 사람들이 더 자극적인 요소를 제공하려 하면서, 이를 위해 자신이 다루는 대상의 인권 등을 배려하지 못한 결과 이번 신생아 희롱 사건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자극적ㆍ엽기적인 재미는 순간일 뿐 정말 유익하고 감동적인 정보를 주는 개인 미디어가 더 오래 가고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다"며 "미니홈피 등 개인 미디어가 사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공적인 성격도 있다는 사실을 네티즌들이 인식하고 공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