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였던 무더위가 주 중반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한다. 봄 기운을 제대로 느껴볼 틈도 없이 성큼 다가온 한여름 불볕 더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난 7일 광화문에서 새 대학입시 제도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가졌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14일 두발 제한에 반대하는 시위를 다시 가질 예정이라니 이래저래 후텁지근한 한 주가 될 것 같다. 이번주 관심사는 노동계가 비정규직 법안 협상이 결렬된 이후 예고한 춘투(春鬪)다. 지난주 국내 최대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2005년 임금협상안을 확정,춘투의 서곡을 울린 데 이어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투쟁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 요구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갈등이 여전해 자칫 극한 투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를 조정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 미국이 3일 연방 기금금리를 3%로 올림에 따라 조만간 한·미간 금리가 역전돼 달러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차는 0.25%포인트에 불과하다. 자금시장에서는 그러나 경기 회복이 더 큰 과제인 만큼 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집값과 땅값을 잡기 위해 발표된 부동산 관련 대책의 실효성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투기 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공급 확대 없이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확대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지 여전히 의문이다. 재계는 16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토론회'를 앞두고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구본무 LG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만나는 것은 작년 5월 이후 1년 만이다.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 핵문제가 돌파구를 찾게 될지도 주목된다.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종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한.미.일.중.러 정상들은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통해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4월 중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증가한 데 이어 미국 경제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추가로 나오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그런 맥락에서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국제수지와 다음날 발표되는 4월 소비판매 현황을 챙겨볼 필요가 있다. 경제부 차장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