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승용차에서 미술품까지.' 은행 프라이빗 뱅킹(PB) 점포가 고가 명품의 유력한 판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들이 PB 고객들에게 금융상품 외에 제휴를 맺은 업체의 미술품과 수입 자동차까지 팔고 있는 것. 조흥은행은 지난달 롤스로이스 공식 수입.판매 업체인 HBC코오롱과 제휴를 맺고 마케팅과 영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이달부터 PB 고객에게 가족의 결혼행사 등에 '뉴 롤스로이스 팬텀' 차량을 보내주는 시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차 구입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은 HBC코오롱에 소개해 판매를 알선한다. 사실상 은행 PB점이 롤스로이스의 판매 채널로 활용되는 셈이다. 조흥은행은 "거액 자산가인 PB 고객은 수입차의 중요한 수요층이기도 하다"며 "두 회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또 '아트뱅킹'을 내걸고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함께 PB 고객만을 위한 특별경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고급 골프관광이나 크루스여행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은행들도 있다. 하나은행 PB팀은 여행사들과 손잡고 개인고객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보름간 기차를 타고 골프를 치며 사파리를 도는 '아프리카 로고스레일투어'를 팔아 인기를 끌었다. 이어 남극 크루즈여행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같은 명품형 상품 외에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중요한 판매 채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4월 신규 가입자 1백60만여명 중 6.2%인 9만9천여명이 은행 지점을 통해 가입했다. SK텔레콤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13개 은행과 손잡고 은행 지점에서 모바일뱅킹 칩(IC Card)을 탑재한 휴대폰을 팔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회사와 유통회사간 업무 장벽이 허물어지고 은행이 유통업의 강자로 부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