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국가대표 선수단이 제48회 세계선수권대회(4.30∼5.6, 중국 상하이) 출전을 위해 28일 장도에 올랐다. 조경자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고 유남규, 김택수 남자팀 코치와 현정화, 강희찬 여자팀 코치가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로 출발했다. 오는 30일 개막해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5개 부문의 최강자를 가리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남녀 `간판' 유승민(삼성생명)과 김경아(대한항공)가 2004아테네올림픽의 감격을 재현하는 쌍두마차로 나선다. 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남자단식 금메달 쾌거를 이룬 `탁구황제' 유승민은 올림픽 후유증으로 부진을 겪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드라이브를 앞세워 중국 격파의 선봉에 선다. 유승민은 또 만 15세의 나이로 세계선수권에 데뷔했던 지난 97년 맨체스터 대회부터 2003년 파리 대회까지 4차례 출전, 단식에선 64강 관문을 넘지 못했던 징크스를 훌훌 털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아테네올림픽 때 수비수 사상 처음으로 여자단식 동메달을 획득했던 김경아도 끈기있는 커트 수비로 마지막 세계선수권이 될 지 모를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국내 실업랭킹 1위 오상은(KT&G)과 대표팀 막내인 19세의 `무서운 고교생' 이진권(중원고), 김경아와 28세 동갑내기인 `맏언니' 전혜경(대한항공)도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탠다. 여자는 특히 이은실과 석은미가 은퇴한 뒤 20대 초반의 문현정(삼성생명)과 김혜현(대한항공), 이향미(KRA) 등 젊은피들이 수혈돼 이번 대회가 세대교체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왕년의 스타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유남규(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와 김택수(98년 방콕아시안게임 남자단식 우승), 현정화(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 강희찬(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복식 동메달) 등 4명이 중국의 독주를 저지하며 어떤 합작품을 낼 지도 관심거리다. 또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식 은메달리스트 김향미 등 9명의 북한 선수가 참가를 신청, 지난 2001년 오사카 대회 이후 4년 만의 세계대회 남북대결도 기대되고 있다. 유승민은 출국에 앞서 "컨디션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서 `적지'에서 중국을 꺾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특히 세계선수권에 유독 약했던 징크스를 이번 기회에 꼭 떨쳐버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경아도 "훈련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4명의 코치 중 연장자인 유남규 코치는 "한달 여의 짧은 훈련으로 아쉬움이 많지만 기술적인 것 못지 않게 멘탈트레이닝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