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개 중ㆍ고교 학생 300여명이 가입한 서울시내 최대 규모의 학교폭력 연합서클이 경찰에 적발됐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여경기동대는 서울시내 중ㆍ고교 학생 30 7명, 서클 29개로 짜여진 폭력서클 `서울연합'을 적발해 자진 해체하도록 했다고 27일 밝혔다. 9개 고교, 85개 중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이들 모임은 남학생으로 구성된 `최강'과 여학생 모임인 `짱모임' 등 11개 서클이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남중생 모임에서 출발한 `천하무적'은 고등학교 진학 뒤에도 계속 활동을 해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여고생들도 `싸그리 폭탄걸'이란 이름으로 모임을 유지해온 것으로 보고 실체를 확인중이다. 이들은 얼굴이 예쁘고 잘 생기거나 싸움, 운동,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마다 서클가입을 유도한 뒤 소위 신고식이라 불리는 `물갈이'를 통해 선배가 후배를 때리고 싶을 때까지 때리는 `의식'을 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서클마다 한 명씩을 뽑아 일대일 싸움을 통해 서열을 정했으며 선배의 요구에 따라 다른 학생들로부터 금품을 빼앗고 선배가 이성친구를 만난 지 22일째 되는 날에는 22란 숫자와 맞춰 1인당 220원ㆍ2천200원ㆍ2만2천원씩을, 100일째는 100원ㆍ1천원ㆍ1만원씩을 자진 상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이들은 일대일로 만나 금품을 직접 뜯기 보다는 기일을 정해놓고 일정 금액을 마련해 놓을 것을 후배에게 지시해 선배 지시를 받은 학생들은 또 다른 학생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일종의 `상납 고리'가 형성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또 서클 이탈을 막거나 선배에게 복종하도록 할 목적으로 후배들을 폭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작년 2월 박모(16.고1)군 등 4명은 이모(25.중3)군 등 후배들에게 50만원을 모아 올 것을 요구하자 한 학생은 부모 돈 50만원을 훔쳐 갖다 줬으며 강모(15.중3)군은 선배들의 요구를 못이겨 부모가 모아둔 생활비 200만원을 몰래 갖다 주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100-700여명씩 참가한 가운데 `일락'(일일 락카페)을 열어 `키스타임', `섹시머신'(야한 춤 경연대회), `노예팅'(장기자랑을 통해 하루동안 낙찰자의 노예가 되는 게임) 등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키스타임, 섹시머신의 상품으로는 담배가 지급됐고 1만-3만원인 노예팅의 낙찰금은 주최자와 노예팅 참가자가 나눠 가졌다. 이들은 최근 3년간 서울 신촌, 을지로 등 5개 카페에서 7차례에 걸쳐 `일락'을 개최했으며 일락에 필요한 경비는 3천원∼8천원에 달하는 티켓(입장권)을 서클 회원이나 비회원 학생들에게 강매해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락을 통한 입장권 수입으로 최대 350만원까지 거둬들였으며 이 중 카페 임대료로 170만원을 지불하고 남은 돈은 일락을 준비한 각 지역, 서클 리더들이 10만원씩 나눠가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선배의 생일 때는 50-60여명의 후배들이 모여 축하행사를 갖는 등 인터넷 공지를 통해 수시로 모임을 가졌고 3.1절, 광복절, 어린이날, 현충일 등에는 많게는 수백여명이 모여 도심에서 오토바이 폭주 모임을 열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 모임은 회원 중 한 명의 자진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으며 경찰은 아직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서는 관련 학교와 협조해 자진신고와 서클 해체를 유도할 계획이다. 경찰은 일단 자진신고 학생에 대해서는 전원 검찰에 불입건 건의할 계획이지만 피해학생이 처벌을 원하거나 3주 이상의 병원 진단을 받았을 경우, 가해학생이 다른 전과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서는 검사지휘를 받아 형사처벌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관련 학생을 전문가 등에게 상담받도록 조치하고 향후 서클 재결성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청과 학교, 학부모 등과 수시 간담회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ㆍ양정우 기자 kong@yna.co.kr ej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