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년 동안 드링크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올 여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마시는 비타민C'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드링크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성수기인 올 여름 박카스의 1위 자리를 빼앗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광동제약에 따르면 올들어 비타500의 월 매출이 1월 96억원, 2월 98억원, 3월 106억원을 기록했으며 4월에는 1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는 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8억원에 비하면 127%나 증가한 것이다. 비타500은 2001년 출시돼 현재 국내 비타민 드링크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01년 53억원, 2002년 98억원, 2003년 280억원으로 해마다 매출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월 5천만병의 판매기록을 세우며 매출이 85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광동제약은 이 제품으로 올해 1천500억원을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근 생산라인을 2배로 확장했다. 반면 박카스의 매출은 2002년 2천157억원에서 2003년 1천830억, 지난해 1천672억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들어 1분기 매출도 지난해 동기의 매출인 340억원(공시 기준)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동아제약은 예상했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비타500은 올 여름 월 매출 기준으로 박카스를 따돌리고 드링크 시장의 1위로 올라설 기회를 맞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올해 연간 매출에서도 박카스를 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동안 느긋했던 동아제약도 최근 들어서는 1위 수성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기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동아제약은 최근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2배 늘려 업그레이드한 `박카스D'를 새로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병당 330원에서 363원으로 10% 올렸다. 또 그동안 공익성을 강조해왔던 다소 보수적인 광고에서 신세대 스타 임수정과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최민식을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방향을 바꿨다. 박카스는 1961년 출시돼 3년 만인 1964년 일반의약품 시장 정상에 올라 지금까지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동아제약은 "의약품인 박카스와 비타민 음료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며 비타500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비타500이 박카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두 제품의 명암이 엇갈리는 변곡점은 올 여름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