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500만원 짜리 만년필을 쓰는 기분은 어떨까.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5일 소공동 본점 옆에 명품관 '에비뉴엘'을 개장한 뒤 백화점 업계의 명품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과연 최고가 명품은 값이 얼마나 나갈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호화 소비를 즐기는 고소득 한정 고객에게는 실제 관심 차원에서, 또 명품관 문턱을 넘기가 겁나는 다수 서민. 중산층 일반 고객에게는 호기심 차원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비뉴엘에는 만년필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M사의 4천500만원 짜리 만년필이 나와있어 고객들의 시선을 잡아당기고 있다. 뿐만 아니다. F사의 색깔(노란색)있는 27캐럿 짜리 반지용 다이아몬드가 16억5천만원의 가격에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스위스 J사의 8억3천만원 짜리 시계가 있다는 것은 개장 당시 공개된 일이라 놀랄 것도 없다. M사에서 악어가죽으로 만들었다는 구두는 5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 V사의 여성 정장은 890만원, C사의 핸드백은 470만원 짜리가 최고가 제품이라고 한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도 못지않은 가격대의 제품들이 즐비하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600만원 짜리 핸드백이,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억2천만원 짜리 진주 목걸이가 비싸다면 비싼 편에 속한다. 그러나 명품이라고 이처럼 다 수백, 수천, 수억원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C사의 시계라고 하지만 3억3천만원 나가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210만원 하는 제품도 있다. 39만원이면 살 수 있는 브로치도 있다. 그 좋다는 L사의 핸드백도 수백만원대가 주류라지만 70만원 짜리가 있기도 하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1억원 미만의 제품은 적지 않게 팔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5억원 짜리 C사의 다이아몬드 제품이 한차례 판매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1억원 이상의 초고가 명품은 많이 팔리지 않는다"며 "백화점측도 최고가 명품의 경우 판매되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자존심의 상징 차원에서 전시해 놓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