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증시가 추가 조정에 대한 우려를 씻고 힘차게 출발했다. 1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했으나 기관(프로그램)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오후 2시 현재 15.20포인트 오른 980.88을 기록 중이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등 대외여건이 좋지않지만 외국인의매도가 멈추면서 증시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증시의 상승세는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정도로 봐야하며 추세적 상승 여부는 1.4분기 기업실적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국제 유가 추이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 프로그램 매수가 상승 견인 지난달 31일과 이날 증시의 수급은 기관의 프로그램 매매와 외국인이 주도하고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20일간의 순매도 행진을 마무리하고 이틀 연속 매수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이 3일 연속 순매수하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기관중에서도 프로그램을 앞세운 투신의 활약이 돋보인다. 투신은 지난달 외국인의 매물 2조원어치 중 1조원을 받아내며 지수 급락을 억제한데 이어 이달 첫 거래일에도 기관매수분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이 시간 현재 프로그램 순매수는 792억원으로 기관 전체의 순매수액인 807억원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946선까지 주저앉았더 증시는 980선까지 올라 다시 1,000선 회복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 외국인 IT 매수에 고무 하지만 이틀 연속 지수가 오른 것은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복귀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조정 과정에서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950선에 대한 강한 지지력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어느 정도 가셨고 외국인의 매수 전환에 힘을 얻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들어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핵심 IT를 꾸준히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이 다시 이들 종목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시간 현재 2.39% 올라 51만원선을 회복했고, 하이닉스반도체는 4%대, LG필립스LCD는 7%대의 급등세를 각각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IT주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 호전 등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고무적이다. ◆ 기업실적, 미 금리, 국제유가가 변수 하지만 증시의 상승 추세 복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시 1,000선을 넘어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중순 나올 1.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1.4분기 실적은 올해 전체 기업실적과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국제유가도 증시에는 악재다. 이미 시장이 배럴당 50달러대(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에 대한 내성을 키웠고 동절기가 지났기 때문에유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만약 50달러대를 넘어 60달러대로 진입할 경우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나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도 가벼이 할 수 없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은 증시의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원화값 상승을 부추겨 수출기업들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1.4분기 실적 호전이 확인돼야 증시가 지금에 비해 한 단계 '레벨 업'될 수 있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등도 중요변수가 될 수 있어 아직 상승 추세로의 완전 복귀를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말했다. 증시는 따라서 이들 변수들의 추이를 보며 종합주가지수 950∼1,000선 사이에서오르내리는 기간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