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가 적극적인 계열사 주식 매입에 나서며 순환지배구조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계열사 주식 매입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뿐 아니라 향후 조선 업황 호전에 따른 시세차익도 겨냥한 일석이조의 성격을 띠고 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사에 지난해 12월 이후 내부 지분 강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으로 지배고리가 연결돼 있고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고문이 최대주주다. 이런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 주식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8일까지 장내에서 61만주를 매입, 보유 지분을 34.89%에서 37.96%로 확대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이 기간 사들인 현대미포조선 주식은 200억원대를 넘는 것으로 추계된다. 아울러 현대미포조선은 비슷한 시기에 그룹의 지배기업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570억원을 들여 현대중공업 주식144만주를 매입했다. 이어 지난 2월25일에 현대중공업 주식 1천18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키로 결의하고 전날까지 200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로써 현대미포조선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분은 지난해 11월 말 5.00%에서 현재 9.55%로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해 12월이후 현대중공업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 1천750억원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난해 순이익(1천63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지분 분포는 정몽준 고문이 10.80%, 자사주 15.14%, 현대미포조선이 9.55%, 아산재단 2.05% 등으로 돼 있어 정 고문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분은 이전 33.00%에서 37.55%로 확대됐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의 순환지배구조 강화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뿐 아니라 주가 상승이라는 결과도 가져오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지난해 12월초 3만원에서 현재 5만3천원대로 올라섰고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3만원에서 4만9천원대로 급등했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주식 매입 이유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대신 '자금운용 효율성 제고'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앞으로 현금이 계속 들어오게 돼 있는데 저금리 기조가지속되고 있어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기 어려웠다"며 "오는 2007년, 2008년께 호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분구조가 아직 취약한 수준인 만큼 이를 강화하기 위한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대형사들과 차별화된 수익성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조선사업부의 수익성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최윤정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