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의아들 안토니오 피노체트가 아버지의 미국내 비밀계좌에 예치된 금액이 최대 1천100만 달러(약 110억원)라는 점을 직접 밝혔다고 칠레 일간지 라 테르세라가 20일 보도했다.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차남인 안토니오는 라 테르세라와 회견에서 "아버지가 리그스은행과 에스피리투산토은행 등에 갖고 있는 예금액이 850만∼1천100만 달러일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원 조사소위 보고서는 피노체트가 본인과 가족, 측근 등의 명의로미국내 은행들에 개설한 현금, 주식 등의 비밀계좌는 리그스은행 28개를 포함해 모두 125개에 달하며, 이 계좌들을 이용해 빼돌린 금액은 최소 1천300만달러(약 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안토니오는 미 의회의 수치가 "담당 변호사들에게서 들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일치한다"면서도 자신이 리그스은행내 아버지 계좌로 송금을 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안토니오는 또 미 의회 보고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지 못했고 진지함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으로 가 자신과 관계된 혐의 사실을 직접 해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미국 상원이 리그스은행 계좌에 있는 피노체트의 비밀예금이 많으면 800만달러에 달한다고 폭로한 이후 시작됐다. 특히 피노체트의 비밀계좌 조사를 벌여온 칠레의 세르히오 무뇨스 판사는 피노체트가 빼돌린 재산이 1천590만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