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첫 열매를 향한 물러설 수 없는 대결" 지난달 20일 닻을 올리고 출정한 프로배구가 어느덧 반환점에 도달한 가운데 원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최우수선수상(MVP)과 특급 새내기에게 돌아가는 신인상의 향배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남자부 MVP 후보로는 가공할 백어택과 대포알 같은 오픈 공격을 폭발시키며 현역 최고의 거포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경수가 독보적. 팀 공격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경수는 매 세트 블로커 2~3명에게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득점(279점)과 후위공격(104개, 성공률 59.77%)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비롯,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경수는 드래프트 파동에 휘말려 1년8개월 가량 선수생활을 중단한 아픔 뒤에 복귀한 지난해 V-투어에서 신인왕을 거머쥔 바 있어 이번에 MVP를 수상할 경우 2년 연속 큰 상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MVP가 통상 우승팀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팀 성적이 수상의 변수가 될 전망. 만약 이같은 관례가 지켜진다면 세트득실율에서 앞서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삼성화재의 레프트 이형두(득점3위)나 김세진(백어택 2위), 2위 현대캐피탈에서 보이지 않게 제몫을 다하고 있는 레프트 송인석(득점3위, 공격1위), 후인정(득점 9위, 공격5위) 등도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인왕 부문에서는 지난해 이경수급의 거물이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대한항공의새 엔진으로 자리잡은 신영수(득점 29위, 백어택 4위)와 선수 부족에 시달리는 LG화재의 센터 구멍을 든든하게 메우고 있는 하현용(속공 5위)의 2파전이 예상된다. 한편 올 시즌 전력 평준화가 두드러진 여자부의 경우 한층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중고신인' 김민지는 '여자 이경수'라는 명성에 걸맞게 득점 1위(151점)를 달리며 지난해 부상으로 놓친 신인왕을 MVP로 만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겨울리그 6연패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센터 정대영(현대건설)은 득점 2위(148점),백어택 1위(성공율29.79%), 블로킹 1위(세트당 0.93개)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지난 2000년 이후 구민정-강혜미-장소연 등으로 이어져내려온 현대건설 MVP의 계보를 잇겠다는 각오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미녀선수' 박경낭(KT&G) 역시 올 시즌 물오른 기량으로 공격 1위(성공율 40.35%)에 올라있고,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우승후보' 도로공사의 레프트 한송이도 MVP 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또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득점 3위(145점)를 기록하며 팀의 주포로 자리잡은 '미녀스타' 황연주(흥국생명)와 탄탄한 기본기와 착실한 플레이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는 오현미(도로공사), '겁없는 신인' 이진희(현대건설)가 펼치는 신인왕 경쟁에서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