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5선 중진의 강재섭 의원이 선출됐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행정도시법의 국회 통과 이후 불거졌던 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진정될지 주목된다. 강 의원은 11일 당 소속의원 1백20명 중 1백1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에서 55표를 얻었다. 권철현 의원은 32표,맹형규 의원은 13표에 그쳤다. 무효는 1표였다. ◆박근혜 체제 힘실리나=1차에서 어떤 후보도 과반 이상을 얻기가 힘들어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강 신임 원내대표가 낙승했다. 대구·경북(TK)뿐만 아니라 상당수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그가 상당한 '파워'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의원들은 '친(親)박근혜'로 분류된 강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당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희망'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 원내대표는 지난 98년 4월 박 대표가 대구 달성 재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작년 3월 탄핵사태 이후 당이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 '박근혜 대안론'을 내세워 대표로 '옹립'했다. 이번 행정도시법 처리과정에서도 경선후보 3인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과제 만만찮아=그러나 강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행정도시법을 둘러싼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 강 원내대표는 행정도시법의 찬성당론을 번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과 국회내 별도기구를 만들어 반대파 의원들을 참여시키고 후속대책 마련시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반대파들의 투쟁강도로 봤을 때 이 정도 선에서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대부분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봐도 이런 예측이 가능하다. 내달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3대 쟁점법안을 놓고도 소장파들은 여야 약속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보수파와 대립이 불가피하다. 강 원내대표도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어 박 대표와 언제든지 삐걱거릴 소지는 다분하다. 또 박 대표와 강 원내대표 모두 TK출신이어서 한나라당으로선'영남당'이미지가 부담스럽게 됐다. 한편 김무성 사무총장,전여옥 대변인,유승민 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재신임을 묻기 위해 박 대표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