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앞두고 세계적 골프클럽 메이커들이 한국시장을 놓고 일대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나이키골프, 던롭 등 이미 한국시장에 뿌리를 내린 메이커 뿐 아니라 윌슨, PRGR 등 상대적으로 한국시장에 소홀했던 용품업체들은 최근잇따라 최첨단 신제품 출시와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해 한국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나섰다. 이들 클럽 메이커들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인 한국 시장이 한동안 침체되어 있었으나 올해부터 과거 폭발적인 성장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때문에 이들 업체들은 고위층 인사를 한국에 파견하는가 하면 조직을 정비하고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특화 모델'을 공급하는 등 지극 정성을 아끼지 않을 태세다. 이들 용품 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 방정식은 최첨단 공법을 활용한 최신 모델의출시와 스타 플레이어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 한때 국내 골프용품업계를 석권했던 캘러웨이는 아이언 시장 1위 탈환을 위해아이언에 탄소섬유를 장착한 신개념 아이언 X-18을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X-18 아이언은 캘러웨이가 10여년 넘게 세계 아이언시장 1위를 지킬 수 있었던원동력인 '치기 편하다'는 강점을 극대화한 클럽. 이와 함께 캘러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드라이버' 빅버사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개발해낸 빅버사티타늄454 드라이버는 한국에만 특별히 최고급 그라파이트 YS-5 샤프트를 달았다. 일본제 그라파이트YS-5 샤프트는 시중에서 클럽 피팅 업소에서도 개당 20만원이상 받는 최고급 사양으로 미국, 일본, 유럽에서 파는 제품에는 비교적 저가의 샤프트를 단 캘러웨이의 이같은 결정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캘러웨이는 또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필 미켈슨과 아니카 소렌스탐이 나란히캘러웨이 클럽으로 18홀 59타를 쳤다는 사실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에도 열심이다. 드라이버 부문 최강자로 우뚝 선 테일러메이드도 올해 한국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 등을 선보였다. 무게 중심을 골프 스윙 특성에 맞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R7쿼드 드라이버의 품질을 한단계 올린 R7쿼드ht 드라이버, 한층 커진 스윗스폿으로 비거리와 실수완화성을 대폭 강화한 r5듀얼 드라이버, 그리고 뉴rac 아이언 시리즈와 로사VT퍼터등이 테일러메이드의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신병기들이다. 테일러메이드 역시 국내 최고 여자 골프 선수로 우뚝 선 송보배가 뉴rac LT 아이언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2005년 삼성레이디스마스터스를 제패한 사실을 적극적을 홍보하고 있다. 신제품을 아직 내놓지 않은 나이키골프는 올해 최경주라는 '특급 홍보대사'를영입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강한 추진력을 얻었다. 나이키골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필두로 최경주, 그리고 박지은 등 최고스타플레이어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에서는 가장 앞섰다는 평가. 일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젝시오 드라이버를 앞세워 작년부터 한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일본 던롭은 젝시오Ⅲ프라임 드라이버와 젝시오Ⅲ프라임 아이언을새로 출시했다. 던롭 젝시오Ⅲ프라임 드라이버는 크라운 부분을 마그네슘으로 만든 복합소재 제품으로 비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고 정확도도 한층 향상됐다. 아이언에도 충격을 흡수하도록 헤드에 신소재 고무를 넣어 부드러운 타구감과 미스샷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던롭은 밝혔다. 던롭은 이밖에 작년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한 골프볼도 신제품을 내놓았고 선수등 상급자 전용 모델인 스릭슨 브랜드 신제품도 잇따라 출시했다. 작년에 창립 90년주년을 맞은 세계적 스포츠용품 업체 윌슨은 그동안 '방치'해놓다시피 했던 한국 골프시장에서 공세적 판촉 활동을 예고했다. 윌슨은 시카고 본사의 골프사업부 총괄이사와 마케팅 이사,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등 고위 간부 3명을 최근 한국에 파견해 골프 관련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국시장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올해부터 국내 광고 판촉비를 대폭 증액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겠다고 공언했으며 세계 시장을 겨냥해 나노기술을 활용해 새로 개발한 윌슨스태프(W/S) 브랜드의 대형 헤드 드라이버 2종과 아이언, 웨지, 퍼터 등 신제품을 다음달부터한국시장에 풀기로 했다. 윌슨은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과 후원 계약을 추진하는 등 한국 시장에 남다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비제이 싱, 데이비드 톰스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사용하고 있는 유명세에 비해 한국시장에서는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던 클리블랜드골프도 지난달 한국 판매망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돌입했다. 한국클리블랜드골프는 우선 싱이 사용하고 있는 론처 드라이버를 국내에 들여와팔기로 했고 곧 아이언도 수입할 계획이다. 한국클리블랜드골프는 국내 프로대회 지원 등 다양한 판촉 행사도 벌일 방침이다. 이밖에 일본 3대 타이어 회사인 요코하마고무가 만들고 있는 프로기아(PRGR)도드라이버의 크라운 부분을 탄소섬유로 만들어 타격 때마다 미세하게 구부러지는 신공법을 적용한 듀오2 드라이버를 필두로 신제품을 발표하고 한국시장에 대한 태도를공격적으로 바꿨다. 프로기아는 작년 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다퉜던 10대 스타 송아리와 전격 후원계약을 맺는 등 한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구애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한편 이같은 외국 업체들의 대공세를 맞은 토종 클럽 메이커들도 나름대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한때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외국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예기치않게 부도를 맞았던 랭스필드는 아이랭스필드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신제품을 내놓는 등 재기에 나섰다. 국내 업체는 외국 기업에 비해 연구 개발 부문이 취약한데다 판촉 영업비에서도상대가 안되지만 안정된 클럽 제조 기술과 생산비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국내 업체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일반의 인식에서 뒤질 뿐 골프 클럽 제조기술과 소재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됐기 때문에 품질로 승부할 경우 충분히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IMF 사태 이후 이어진 긴 침체기를 막 벗어나려는 국내 골프용품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올해 '골프클럽 전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