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전당대회를 향한 열린우리당의 당권 레이스가 20일 문희상(文喜相) 신기남(辛基南)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을 신호탄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당내에선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문희상, 신기남 의원에다 금주중 입후보 선언에 나설 한명숙(韓明淑) 의원을 `3강(强)'으로 꼽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재야파주자인 장영달(張永達) 의원까지를 포함해 `빅4'로 분류하는 관전평도 나온다. 그러나 당외곽세력에서 계파로 성장한 `국민참여연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데다 막판 후보자간 합종연횡 가능성, 노선경쟁에 따른 진성당원들의 표심 향배 등여러가지 변수가 잠복한 상태여서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출마자 교통정리 = 최대 20명선까지 달해 군웅할거가 점쳐졌던 전대 후보군은유력 후보를 중심으로 교통정리가 진행되면서 10명 안팎으로 급속히 정리돼 가고 있다. 지난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한 김혁규(金爀珪) 의원과 충청권을 대표해 출마를검토해온 홍재형(洪在馨) 전 정책위의장은 날개를 접고 문희상 후보 지원 쪽으로 돌아섰다. 개혁성향의 초.재선의원 모임인 `새로운 모색'과 당내 여성의원들도 21일 각각모임을 갖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송영길(宋永吉) 이종걸(李鍾杰) 김영춘(金榮春) 의원이 각축을 벌여온 재선그룹은 송 의원 쪽으로 단일화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여성의원의 경우 한명숙(韓明淑) 의원의 출마가 확정된 가운데 출마를 검토해온 김희선(金希宣) 조배숙(趙培淑) 박영선(朴映宣) 의원의 선택이 주목된다. 개혁당 그룹의 참여정치연구회는 20일 대전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원웅(金元雄)유시민(柳時敏) 의원과 김두관(金斗官) 전 행자부장관을 놓고 후보단일화 논의에 착수했지만 서로 출마의욕이 강한 상태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전대변수 = 1인2표제로 실시되는 전대 투표의 특성상 후보간 연대가 어떻게이뤄질지와 `실용 대 개혁'을 둘러싼 노선경쟁 등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보간 합종연횡과 관련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조합은 재야파의 장영달 후보와참정연 소속 후보간의 `개혁연대'. 정체성이 유사한 두 계파간 연대 가능성은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관철 투쟁이었던 `240시간 의원총회'부터 제기돼 왔고, 최근 두 계파의 핵심 의원간 잦은 접촉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다만 재야파 일각에서는 상당한 본선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명숙의원 등 다른 주자를 제휴 파트너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재야파 핵심 인사는 "전대 본선까지도 참정연 소속 후보가 복수로 나설 경우 연대가 불가능해진다"며 "당내 지지기반이 겹치는 참정연과의 연대보다 상호 약점을보완할 수 있는 한명숙 의원을 파트너로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또 재야파와 신기남 의원의 전략적 공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분위기도 있다. 구(舊) 당권파 소속인 신 의원과의 연대는 `적과의 동침'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정체성 측면에서는 신 의원이 다른 유력 후보보다 재야파와 성향이 비슷하고, 서로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편 유력 후보인 문희상 의원측은 각 후보 진영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며느긋해하는 표정이나,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재선그룹 후보와의 연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여권이 연초부터 `민생.경제 올인'을 화두로 내걸고 있는 가운데 `실용대 개혁'의 노선경쟁이 경선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변수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일부 유력후보들이 `개혁과 민생의 동반성공론'이나 `개혁과 실용의 양날개론'을 들고 나온 것은 노선경쟁이란 변수를 감안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선거전략 =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문희상 의원은 `개혁.민생 동반성공론'과`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참여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당 의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문 의원 진영은 선대본부장에 배기선(裵基善), 대변인에 전병헌(田炳憲) 의원을임명했고, 서울 유인태(柳寅泰), 인천 유필우(柳弼祐), 광주 김동철(金東喆), 경기정성호(鄭成湖), 충북 이용희(李龍熙) 홍재형, 영남 김혁규 의원 등이 권역별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 의원은 "선거와 야당, 정부에 강한 열린우리당으로 탈바꿈시키고, 국민에게 한반도 평화와 국가정책, 국민통합에 믿음을 주겠다"며 `3강(强).3신(信)'을키워드로 제시했다. 신 의원 캠프는 의원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선대위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내주께 각 계파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지지선언을 통해 세경쟁에서 뒤쳐지지않겠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이른바 `4대 개혁입법' 통과 운동을 주도한 4선 중진의 장영달 의원은 개혁과 실용주의의 `양 수레바퀴론'을 화두로 삼으면서 `합리적 개혁주의자'의면모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장 의원은 최근 "실용주의가 당의 노선이나 정체성의 개념이 될 수 없지만 민생과 경제를 잘 세워보자는 점에서 실용주의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개혁과 실용주의는 양 수레바퀴로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명숙 의원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투옥경험 등 개혁성에다 여성부장관 등을지낸 전문성, 온화한 이미지의 합리성 등 3박자를 갖춘 후보임을 내세워 대의원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친노직계 중진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은 `경제안정'으로 대변되는 실용주의에무게를 두면서도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개혁'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염 의원은 경제통인 이계안(李啓安)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고, 경기 김선미(金善美) 의원, 충남 양승조(梁承晁) 의원을 지역별 본부장으로 두는 등 전국적인 선거운동을 벌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