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미국의 후원으로 다음달 초 샤름엘-셰이크에서 열기로 했던 중동 개혁에 관한 국제회의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19일발표했다.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는 3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국제회의가 연기됐으며 초청 대상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새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불 가이트 장관은 회의 연기 배경과 관련, 일부 아랍 국가들이 다음달 알제리에서 열리는 아랍정상회담 이후로 회의를 연기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이로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집트 정부가 신생 야당인 알-가드(내일)의아이만 누르 대표를 45일간 구금키로 결정한 뒤 미국과 이집트간에 긴장이 조성되고있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했다. 누르 대표는 지난해 의회에 창당 신청서를 내면서 지지자 서명을 위조한 혐의로의회에서 면책특권이 박탈된 뒤 지난달 29일 경찰에 구금됐다. 누르 대표는 현재 카이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중동 개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이 문제를 공식 거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이집트 정부는 술라이만 아우와드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자국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외세의 개입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양국간 외교마찰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누르 대표에 대한 구금조치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사법적인 문제라며 미국의 개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동 개혁에 관한 국제회의에는 주요 8개국(G8)과 다수의 중동 국가들이 참석해중동지역의 정치ㆍ경제ㆍ사회 개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