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부셰르주(州)남부 항구도시 인근지역이 16일 미사일 공습을 받았다는 현지 TV 방송 보도로 이란은 물론 국제사회가 한때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현지 아랍어 방송인 알-알람은 부셰르 원전 공사장에서 약 180km 떨어진 항구도시 다일람 부근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정체불명의 항공기에서 미사일 한발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미사일 피격설은 이란 정부와 이해 당사국인 미국, 이스라엘이 즉각 공식 채널을 통해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외교적으로 이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미국의 정책"이라며 미국의 관련 가능성을 일축했다. 1981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정권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오시라크 원전을 공습한 바 있는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의혹을 단호히 부인했다. 미사일 피격설을 처음 보도한 이란 국영 TV도 다일람 상공을 비행하던 이란 항공기에서 연료탱크가 떨어져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정보도했다. 이란은 물론 국제사회가 이 보도로 한때 극도의 긴장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란은 이라크 전쟁 이후 사실상 미국의 제1 주적(主敵)으로 떠오른 상태다. 국 제사회가 화들짝 놀란 것도 당연한 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알리 유네시 이란 정보장관은 미국 무인 항공기들이 이란 핵시설 상공을 날며 정찰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언론에 확인했다. 앞서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3일 미국 무인 항공기들이 이란의 핵무기개발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거의 1년 간 이란 상공을 정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12월 자국 영공을 날아다니는 모든 미확인 비행물체들을 격추시키라고 공군에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이란 신문들은 공군이 격추시킨 미확인 물체에서 스파이 장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내무부 대변인은 미사일 피격설 소동 후 "항공기가 오늘 다일람 상공을 지나갔으며 수 분 후 폭발이 있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적대행위'로 인한 폭발은 아니며 "아군에 의한 오인사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일새 실수로 인한 오인사격이 여러 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 대변인도 정체불명 항공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는 오보라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그러나 연료탱크가 떨어져 폭발한 것일 수 있다는 보도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일람은 이란이 러시아의 지원으로 완공한 원자로에서 180km 떨어진 항구도시이다. 이란은 이 원자로를 아직 가동하지 않고있다. 미국은 8억달러를 들여 지은 원자로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을우려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사용한 핵연료를 러시아로 재반입하기 때문에 이란이이를 핵무기 개발에 전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