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이 독일-이스라엘 수교 40주년을 맞아 1일 이스라엘 공식 방문에 나섰다. 쾰러 대통령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 이삭 헤르초그 이스라엘 주택건설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쾰러 대통령은 4일간 이스라엘에 머물면서 2일에는 크네세트(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특히 그의 의회 연설에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스라엘 의원들이 대거 불참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극우파 의원들은 쾰러 대통령이 의회에서 독일어 연설을 하는 것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쾰러 대통령은 도착 후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두 지도자는 지난주 폴란드에서 거행된 아우슈비츠 해방 60주년 기념식에서 조우한 바 있다. 양국 대통령은 군악대가 독일과 이스라엘 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는 가운데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공식 연설을 했다. 쾰러 대통령은 독일어로, 카차브 대통령은 히브리어로 각각 연설했다. 쾰러 대통령은 연설에서 독일의 모든 민주세력은 반(反)유대주의에 단호히 맞서고 있다며 반유대주의 퇴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독일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에 특별한 의무를 안고있다"며 자신의 방문이 양국 우의와 동반과 관계 구축을 향한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차브 대통령은 나치 독일이 유럽 유대인 사회를 탄압한 반면 유대인들이 독일에 문화적으로 지대한 기여를 했다며 양국간 특수한 관계를 지적했다. 쾰러 대통령은 2일 크네세트 연설에 이어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하고 아리엘 샤론 총리와도 회담할 예정이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측이 쾰러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무기도입 계약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딩고 2' 장갑차 100대와 잠수함2척을 포함해 독일로부터 대규모 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은 독일로부터 2억8천만달러 상당을 수입하고 1억3천만달러 상당을 수출했다. 독일은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수입원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3척의 돌핀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로부터 2대를 추가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연안 경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독일은 이스라엘이 이미 취역중인 잠수함에 핵탄두를 장착했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추가 판매를 꺼리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