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백화점 현물 사은품이 자취를 감추면서 사은품은 추억속 선물로 남게 됐다. 80년대 처음 등장한 백화점 사은품은 소비자들의 생활상과 소득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80년대에는 껌,'이태리 타월'로 불리는 때밀이 수건 등이 주종을 이뤘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이불 그릇 냄비 프라이팬 등 생활용품이 각광받았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중소기업의 무명 브랜드 제품은 하나 둘 사라지고 그 자리를 삼성과 LG,AEG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청소기나 가습기 등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외국에서 직수입한 사은품이 인기를 끌었다. 일본 직수입 도자기 그릇세트,독일 법랑과 프라이팬 등이 대표적인 예.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3년 하반기부터는 아로마 샴푸와 참숯 비누,극세사 타월,올리브 오일 등 사은품도 웰빙 제품 일색이었다. 사은품은 사회분위기도 반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여름에 패션 장바구니를 사은품으로 제작해 3만원 이상 고객에게 증정한 결과 알뜰소비 흐름과 맞물려 큰 호응을 얻었다. 분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지난해 11월에는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사은품으로까지 등장했다. 사은품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1년 바퀴가 달린 여행용 핸드캐리 가방을 사은품으로 만들어 대히트를 쳤다. 준비한 물량이 오전에 다 떨어지자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고,급거 대기표를 만들어 나눠주고 다음날 가방을 지급했다. 현대백화점은 테이블보 풀세트를 3등분해 지난해 4월,7월,10월 세일기간에 하나씩 사은품으로 나눠줘 풀세트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10월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