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지만 한국의 에너지 안보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세계 7위의 석유 소비대국 한국은 필요한 석유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주요한 에너지 수입 루트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KBS스페셜 신년기획 2부작 '2005 한국석유 보고서'(16일,23일 오후 8시)는 세계 열강들의 에너지 확보 경쟁을 조명하고 다가오는 석유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1부 '코리안 오일로드(Korean Oil Road)'에서는 방송사상 처음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울산항에 이르는 오일로드 3만리를 동행 취재했다. 하루 2백20만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 한국은 하루도 쉴 새 없이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실어 날라야 한다. 길이 3백60여m,적재량 30만t의 초대형 유조선이 한 번에 실어 나르는 원유라고 해봐야 고작 하루치 사용량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 석유 수입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페르시아만∼울산 간의 3만리 원유 수송로는 급증하는 테러 공포와 해적들의 위협,그리고 언제 촉발될지 모르는 영토 분쟁으로 인해 최소한의 안전조차 담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제작진은 초대형 유조선 '시 비전(C.Vision)'호에 동승,페르시아만의 테러 위협과 예고 없는 태풍,말라카 해협의 해적 위협,남중국해의 영토분쟁 현장 등을 통과하며 40일 동안의 험난한 원유 수송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양 안보 전문가들로부터 중국과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 주변 국가가 원유 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알아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 함께 짚어본다. 2부 '누가 남은 광구를 차지할 것인가'에서는 페루 밀림 속 석유채굴 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카스피해 연안국 카자흐스탄으로 달려간 한국 오일맨들의 숨은 노력,그 속에서 벌어지는 세계 열강들의 석유 확보 암투 등을 담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