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丁世均) 의원에 대한 `대세론'이 굳어진것처럼 보였던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띨 조짐이다. 오는 28일 실시될 원내대표 경선은 2파전 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3파전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재야파의 중진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의 출마 여부로 꼽힌다. 장 의원은 지난 8일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양지만을 좇는 기회주의적 습성에 젖어 의원들을 줄세우기하려는 일부 중진들의 작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시사했다. 당초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됐던 장 의원이 돌연 원내대표 경선출마를 시사한데는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가 중도 사퇴한 천정배(千正培)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4개월이 아닌 1년으로 조정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재야파 의원들의 설명이다. 17대 국회에 들어서 권한과 책임이 대폭 확대된 원내대표직의 전략적 중요성을감안할 때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의 원내전략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원내대표를 순순히 타 계파에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재야파 내부에서도 장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장 의원의 출마 시사가 공식적인 출마 선언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장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측은 승산이 그다지 높지 않은 원내대표 경선보다는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높은 전당대회를 노리는 편이 유리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과 재야파 핵심 의원들은 10일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야파의 한 핵심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장 의원의 출마에 대한 의견이재야파 내부에서도 반반으로 갈려 있다"며 "이르면 오늘이나 내일쯤 출마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의 또다른 변수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안영근(安泳根) 의원이다. 안 의원은 최근 안개모 모임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어 상대 후보의 성향을 검증하겠다"라며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추대 형식으로 원내대표가 결정될 경우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후보의 생각과 성향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안 의원 자신이 후보로 나서 상대 후보의 성향을검증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안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 의원과 가까운 한 당 관계자는 "재야파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내세워 정세균의원과 노선투쟁을 벌인다면 굳이 안영근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필요는 없을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