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성탄절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25일 오후 국회에서 4인 대표회담을 속개,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를 비롯해 주요쟁점법안에 대한 의견절충을 시도했다. 이날 4인 회담에서는 과거사관련법,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 부분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핵심 쟁점사항을 놓고는 여야가이견을 해소하는데 실패해 `대타협'이라는 정치권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4인 대표들은 성탄절을 화제로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 받은 후 곧바로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 과거사관련법, 사립학교법, 언론개혁관련법 등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며 특히 과거사관련법 및 사립학교법의 논의를 위해 이례적으로 양당 실무회담대표를 배석시켜 밀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과거사관련법 실무협상을 벌였던 열린우리당 문병호(文炳浩) 의원은 기자들과만나 "과거사 기구의 위상, 조사범위, 동행명령권 부여 등 쟁점 사안을 놓고 지도부와 자유로운 토론을 벌였다"며 "일부 의견조율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유기준(兪奇濬) 의원도 "쟁점사안에 대해 상호 충분한 협의를 통해 상당히 의견접근을 이룬 부분도 있으며 내일 다시 회의에 배석키로 했다"며 "내일 논의에서 구체적 성과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립학교법 협상 때는 우리당 조배숙(趙培淑), 지병문(池秉文), 한나라당이군현(李君賢) 의원 등이 배석했으며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 도입 등을 놓고 여야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4인대표들은 실무자들에게 저녁식사를 준비토록 해 이날 회의가 늦은 시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회담은 시작 4시간만인 오후 6시께 끝났다. 천 원내대표는 회담후 "아직 아무것도 합의한 것이 없다"며 "각 법안에 대해 대체토론을 해봤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말해 절충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보법에 대해서는 여당이 정리된 안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오늘 검토되지 않았다"면서 "오늘까지 논의를 통해 국민연금법을 제외하고는 모든 쟁점법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회담전 쟁점법안의 관련 상임위 간사 및 원내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갖는 등 대야협상에 임하는 내부입장을 조율했다. 이 의장은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보안법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이성의있는 태도변화를 보일 때 우리도 당론변경 얘기를 당에서 꺼낼 수 있다"며 "오늘 내일 대화해보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협상자료를 담은 노란색서류철을 기자들에게 내보이며 "이 안에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내용이 전부 들어있다"면서 "정치권이 국민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은 4대 입법을 빨리 처리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제대로된 법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장에 들어선 4인 대표들은 휴일인 성탄절에도 회담을 계속한 데 대해 취재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김중배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