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성탄절 이브인 24일 밤 `비밀리에' 산타클로스로 변신,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준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서울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 이계춘산타클로스학교장과 시 간부 등과 함께 산타클로스 복장에 흰수염을 붙인채 선물꾸러미를 들고 서대문구 홍제동, 마포구 상암동, 동작구 상도동, 용산구 후암동 등 모두 4곳의 아동복지시설을 찾았다. 각 복지시설에서 불을 끈 채 잠이 든 어린이 100여명의 머리맡에는 과자와 장갑,모자, 장난감 등 크리스마스 선물이 몰래 놓여졌다. 마지막 방문지였던 용산구 후암동 장애아동복지시설에서는 일행의 등장으로 복도에 불이 켜지자 뇌수종에 걸린 장애아 다니엘(7)이 잠에서 깨 시장 산타클로스의품에 안긴채 함께 캐럴을 불렀다는 게 시 고위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시장은 "어린시절 크리스마스날 아침 깨보니 어머니가 산타의 선물이라며 그토록 먹고 싶었던 과자가 든 구멍난 양말을 건네주셔서 착한 일을 하면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는 걸 한동안 굳게 믿었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회상했다고 시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언론은 물론 시청 내부에도 산타클로스 변신 계획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던 이시장은 "부모의 정이 그리운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와의 마주침이 희망이자 행복한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꿈과 환상을 깨고 위문금만 전달하고 돌아오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행사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오전 1시께 서울시청으로 돌아온 이 시장은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 둘러싸여 인기를 모았으며 1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