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출신의 노장 복서 최영곤(45.거북체육관)씨가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고령의 나이로 한국 챔피언에 도전한다.


최영곤씨는 오는 23일 저녁 대구 엠파이어호텔 특설링에서 같은 체육관 소속의 대바이라(몽골)와 웰터급 한국챔피언 결정전을 벌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국챔피언 최고령자는 지난달 7일 40세의 나이로 슈퍼라이트급 정상에 오른 중국음식점 주인 정경석씨로 최영곤씨는 그보다 무려 5살이나 많다.


현 국내 웰터급 6위에 올라있는 최씨는 부산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지난 95년 부산예술대학 이벤트연출과 교수로 취임한 뒤 최근 휴식을 위해 잠시 교직에서 떠나있는 상태다.


고교를 졸업했던 77년에 몸이 좋지 않아 복싱을 시작했던 최씨는 대학 졸업 후 복싱과 인연을 끊고 살다가 97년 최고령의 나이로 MBC 신인왕전에 출전해 다시 글러브를 끼게 됐다.


당시 신인왕전에서 준결승에 올라 화제를 뿌렸던 최영곤씨는 이후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병록 거북체육관 관장의 지도를 받으며 한국 챔피언의 꿈을 키워왔다.


최씨는 "원래는 내가 한국챔피언 결정전에 나갈 자격이 되지 않지만 랭킹 1위인 대바이라와 경기를 모두 피해 랭킹 6위인 내가 운좋게 싸울 수 있게 됐다.승부를 떠나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복싱은 여러운동 중에서 정신력과 자신감을 배양하는데 가장 좋다. 비록 나이가 많지만 오랫동안 열심히 복싱을 해왔기에 나 역시 복싱 전도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 입문 뒤 9전5승(2KO)4패를 기록 중인 최씨의 목표는 일단 두세번 정도 링에 올라 실력을 마음껏 뽐낸 뒤 개운한 마음으로 은퇴하는 것.


배병록 관장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열심히 운동한다는 것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대바이라가 힘에서 앞서지만 최영곤 또한 노련미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