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망명을 신청한 미군 탈영병의 증인으로 나온 전직 미군 해병대원이 7일 캐나다 법정에서 자신의 부대가 이라크에서 30명 이상의 무고한 민간인을 죽였다는 진술을 했다. 해병대 상사 출신인 지미 매시는 이날 미 제82공수사단에서 탈영한 뒤 캐나다 망명을 신청한 제레비 힌즈먼(26)에 대한 심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12년간 해병대에서 복무하다 심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명예제대한 매시는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IRB)에 미 제7해병대 제3대대 소속으로 자신이 지휘하던 부대원들이 바그다드의 검문소에서 불과 48시간 사이에 "30명 이상"의 민간인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우리가 무고한 민간인을 죽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바그다드의 검문소에서 수신호에 반응하지 않거나 경고 사격에 응답하지 않은 차량 4대에 200~500발의 무차별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매시는 당시 미군 병사들은 자살폭탄자들이 검문소로 돌진해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면서 그러나 죽은 사람들의 차량에서는 어떤 무기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그들은 무고한 민간인들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해병대원들이 비무장 시위대 5명을 죽였으며 다음날 검문소 근무 때도 이라크인들을 죽였다면서 "누가 적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힌즈먼은 2001년 군 입대 이후 점차 자신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주장했다. 힌즈먼은 탈영한 뒤 부인, 두살된 아들과 함께 올해 초 캐나다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이 인권과 제네바협약을 위반하는 불법적인 전쟁에서 싸우기를 거부했으며 미국으로 돌아가면 탈영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면서 캐나다에 난민지위를 요구해왔다. 힌즈먼은 앞서 2002년 아프가니스탄으로 배치되기 전 양심적 거부자 지위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2003년 말 자신이 이라크에 배치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캐나다행을 감행했다. (토론토 AF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