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형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은 따뜻하고 인간적인 감성에 호소하기 쉬운 기업 이미지 광고의 틀을 깨면서 미래 지향적인 기업의 가치를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실체 알리기' 차원에서 시작된 새로운 이미지 광고는 삼성전자의 수출,인재개발,글로벌 파워,하이테크 등을 강조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의 실상을 잘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장 팀장이 이 같은 광고를 기획한 이유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와 경영실적이 날로 성장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반기업 정서나 경기 양극화 현상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질시 등으로 정확한 위상이 각인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때문에 광고문구도 '밖에서 나라를 키웁니다' '이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기술을 삼성전자가 만들어 갑니다' 등으로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내용들을 채택했다. 그는 "연간 2백50억달러를 수출하고 2천5백명의 박사급 인력을 갖고 있는 회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데 주력했다"며 "삼성전자의 이 같은 위상이 회사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자부심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팀장이 이웃과 국민 속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업 이미지상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은 지금까지 총 26편이 제작돼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변함없는 캐치 프레이즈다. 지난 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무총리 기획조정실과 산업자원부에서의 관료생활을 거쳐 9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장 팀장은 98년 이후 줄곧 홍보팀장을 맡으면서 PR를 통한 마케팅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특히 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해외 스포츠 행사의 PR와 마케팅을 도맡아 탁월한 국제감각과 돌파력을 선보였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