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는 4일 대법원의판결을 받아들여 오는 26일 결선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선관위의 결정은우크라이나 의회(라다)와 대통령 서명을 받으면 즉시 발효된다. 이와 함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침묵을 지켜온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는 이날결선 재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은 헌법에 위반되고 시위대의 압력으로 인해 나온 결정"이라며 "반드시 재투표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도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비상 총회를 열고 재투표 실시에 따른 관련 규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리트빈 의장은 "의회 차원에서 재투표 찬성 결의를 채택하고 새로운중앙선관위 구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의회는 또 지난 1일 의결한 내각 불신임안에 따라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에게 야누코비치 총리를 즉각 해임할 것을 다시한번 요구할 방침이다.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 지지자들은 이날 의회로 몰려가 중앙선관위원 교체와 선거 부정을 막을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야누코비치의 지지 기반인 동부 지역에서는 대법원 판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동부 17개 지역 지도자 1천여명은 하리코프에서 회의를 갖고 사태를 논의했다. 동부지역의 박토르 티호노프 루간스크 주의회 의장은 "야당이 헌법과 논리를 무시하고 국가의 기초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회의가 열린 하리코프에는 유시첸코 지지자 1만여명이 찾아와 '국가 분열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4일 "대법원이 결선 재투표를판결한 것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쿠츠마 대통령을 비롯해 인도를 방문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까지 대법원 결정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발다스 아담쿠스 리투아니아 대통령, 얀 큐비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무총장은 4일 키예프를 다시 방문해 3번째 중재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