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를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오후(한국시간 4일오전) 상하 양원 의장을 만나 양국 역사와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환담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하원의장실을 방문, 유제프 올렉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올렉시 의장은 "오늘 도착하신 것을 TV로 봤다. 폴란드와 아주 좋은 관계에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따뜻하게 맞아줘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올렉시 의장은 의장실 내부를 설명하면서 "이 곳은 역사적인 장소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모습 그대로다"며 "벽면에 걸린 양탄자도 1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가치를 평가하자면 백만달러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양국 관계는 역사는 짧지만 긴밀한 협력관계"라고 평가했다. 올렉시의장은 지난 1995년 총리 재임시 대우자동차의 폴란드 진출을 적극 지원했을 정도로친한파로 통하는 정치인이다. 이어 노 대통령은 양국 수교 이전 한국을 세차례 방문했던 론긴 파스투시악 상원의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파스투시악 의장은 "상원에서 한국 대통령을 맞게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반갑게 인사했다. 파스투시악 의장은 또 "한국대사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양국 관계 진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의 이번 폴란드 방문은 최초의 방문이라는 점에서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상하양원 의장을 만난 뒤 영빈관으로 이동, 미리 기다리고 있던 마렉 벨카 총리를 면담했다. 벨카 총리는 노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환영하고 "수교 15년을 맞은 양국 관계는 혁명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며 "한국은 폴란드에 아주 잘 알려진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분야에서 양국은 많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간 빈번한 교류는 양국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지난번 하노이에서 열린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때 만났음을 상기하면서 "총리께서 제기한 몇가지 문제에 진전이 있어 이번에 일부 서명하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총리께서 아주 적절할 때 문제를 제기해 준 것 같다"면서 "양국관계가 그간 매우 우호적이고 발전의 토대 위에 있었지만 최근 폴란드의 EU(유럽연합) 가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총리와의 면담을 끝낸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이 마련한 국빈만찬장으로 이동, 접견실에서 잠시 사진촬영을 한 뒤 대기중이던 폴란드 정부측 관계자들을 소개받고 일일이 악수했다. 악수가 끝나자마자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이 큰 소리로 "finished(모두 끝났습니다)" 라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폴란드 대통령 부인은 권 여사가 입고 있는 진한 녹색에 금빛 문양이 수놓아진저고리와 연두색 치마 등 궁중한복을 만져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만찬은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의 환영사, 노 대통령의 답사, 샴페인 건배 순으로 진행됐다. 만찬 메뉴는 영계가슴살과 야채를 곁들인 콘소메, 송아지볼기살 구이, 초톨릿파르페였다. 노 대통령은 답사에서 "80년대말 나는 폴란드 자유노조의 정신이 원탁회의의 화합으로 이어지던 모습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 폴란드는 EU와 NATO(부대서양 조약기구) 가입을 통해 명실상부한 중부유럽의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다"며 "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한단계 더 성숙한 미래지향적 파트너로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양국은 역사적 환경이 비슷하고 정서적으로 매우 친밀하다"며"바르샤바 쇼팽음악원의 외국유학생 중 한국 학생들이 쇼팽의 곡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들었다"며 양국간 친밀감을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답사가 끝나자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은 우리말로 " 위하여"라고 건배했고, 노 대통령도 "위하여"라고 화답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1차 세계대전때 전사한 무명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무명용사묘를 찾아 헌화하고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한편 권 여사는 폴란드 대통령 부인과 함께 콘스탄친 재활원을 방문, 하반신마비 장애소녀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내부 시설을 둘러보며 입원환자들 생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뒤 대우전자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HD(고화질) TV 1대를 기증했다. (바르샤바=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