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신 경기 지표들이 엇갈리게 나온 가운데 월가에서는 향후 경제를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라는 중립적 평가들이 중론인 것으로 25일 분석됐다.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CNN 머니와 블룸버그는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조지부시 대통령 재선으로 미 재계의 증세 우려가 불식되면서 고용시장 개선 조짐이 완연하다면서 여전한 고유가 속에 비록 내구재 부문이 예상 외로 부진했지만 주택시장과 소비자 신뢰는 호조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이 적어도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나 그렇다고 낙관하는것도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매우 신중한 낙관론이 월가의 중론이라는 것이다. 뮤추얼펀드 관련사인 아이컨 어드바이저스의 사장겸 투자책임자(CIO) 그레그 칼라헌은 CNN 머니에 "올해 내내 냉온탕을 오가는 상황"이라면서 "투자자들이 3주는 느긋했다가 다음의 같은 기간은 걱정에 쌓이는 상황이 되풀이 돼왔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사이클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연구책임자 애니번 바레지도 CNN 머니에"(미 경제가) 낙관에 봉착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낙관해서는 안되는 조짐도 완연하다"면서 따라서 현 시점의 결론은 "걱정하지도 행복해하지도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레지는 유가가 여전히 강세인 것과 달러 약세가 어두운 변수가 아닐 수 없다면서 특히 달러 가치가 낮은 것이 인플레 가중 요인임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즉 달러 약세로 수입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를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투자전략가 데이비드 조이는 CNN머니에 내년에도 FRB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말께 연방기금 금리가 3.5-4.5%까지 상승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 2%다. 조이는 금리가 계속 상승하더라도 한번에 0.25%포인트씩 올라가는 `점진적' 기조가 유지되는 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문제는 내년의 미 경제가 올해만큼 견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FRB가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용 사정이 개선되는 조짐이 완연하다면서 비록 지난달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나 앞으로 몇달간 월 15만-17만5천명분의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크 캐피털 매니지먼트 그룹의 해리 클라크 사장은 CNN 머니에 고용시장이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부시의 재선으로 기업들이 노심초사했던 증세 우려가 사라진만큼 (적어도) 향후 몇달은 고용 상황이 계속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이컨 어드바이저스의 칼라헌 사장은 주택시장도 호조라면서 금리가 올라가기는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10월의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음을 상기시켰다. 블룸버그도 10월의 내구재 주문이 예상 외로 나빠 0.4% 줄어든 것으로 나오기는 했으나 고용과 주택시장 지표가 여전히 좋게 발표됐다면서 따라서 월가 전문가들의 견해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지적했다. RBS 그리니치 캐피털의 스테픈 스탠리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미)경제가 아주 견실하다"면서도 "성장 전망이 밝기는 하지만 너무 큰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제록스의 앤 멀커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미)기업들이 투자할 용의가 있다"면서 그러나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해야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와 블룸버그는 미 경제의 향후를 `낙관' 혹은 `비관' 시나리오로 양분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못한 견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클라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클라크 사장은 CNN 머니에 "(미) 경제가 악화된다기 보다 뭐랄까 시답지않은 국면으로 간다고 말하는게 합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