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자동차세가 오르는 RV(레저용 차량) 모델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할인판매에 나서 외환위기 직후와 같은 `출혈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ABS 등 옵션형 장치의 무상 장착으로 간접할인 효과를 줬던 종전의 패턴과달리 이달 들어서는 차량 판매가를 곧바로 깎아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어서 업체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이달 들어 RV 차량을 위주로 판매가 할인폭을 전달보다 최고 3배 이상 확대했다. 내년부터 자동차세가 오르는 7-9인승 RV의 경우 테라칸은 59만원에서 250만원으로, 트라제XG는 12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각각 할인 폭이 늘어났다. 싼타페와 트라제XG는 전월과 똑같이 각각 100만원, 120만원을 판매가에서 빼준다. 여기에다 현대카드 포인트 할인(테라칸.트라제XG.스타렉스 30만원, 싼타페 50만원), 타깃 고객 할인(20만원), 재구매 할인(현대차 두번째 구매시 10만원) 등을 모두 합치면 테라칸은 310만원, 트라제XG는 260만원, 스타렉스.싼타페는 각 180만원을할인해 준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그랜저XG에는 78만원 상당 가죽시트(전월 20만원), 에쿠스에는 100만원 상당 모젠(신설)을 무상 장착해주고, 그밖에 다이너스티 200만원(〃100만원), 아반떼XD 80만원(〃50만원), 클릭.베르나 35만원(〃15만원)으로 각각 할인폭을 키웠다. 기아차[000270]의 경우 자동차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카니발에 초점을 맞춰직접 할인액수를 전월의 10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카니발에 현대카드 구매 할인 50만원, 재구매할인 10만원 등을 적용하면 전체할인액수는 270만원까지 늘어나, 9인승 수동 모델(판매가 1천660만원)을 기준으로판매가의 16%를 할인받게 된다. GM대우는 판매가 직접할인보다 업체에 훨씬 더 부담이 되는 무이자 장기할부까지 동원하고 있다. GM대우는 전 차종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나, 정상 금리(10.8%)의 절반도 안 되는연리 5%로 최장 60개월까지 할부 판매를 하고 있다. 연말이나 연초에 12개월 정도의 무이자 할부판매를 일시적으로 운영한 업체는간혹 있었으나 36개월 무이자가 자동차업계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자동차 내수가 곤두박질치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무이자 장기할부에 뛰어들었다가 수익성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2000년을 전후해 무이자 장기할부가 사라졌지만 그 후로도 업계에서는 무이자 장기할부를 거의 금기시해 왔다"고 말했다. 쌍용차[003620]도 이달 들어 뉴렉스턴에 동반석 에어백(47만원 상당)을 무상 장작해주고, 뉴렉스턴.무쏘.무쏘SUT 3개 차종에는 선수금 50% 지불시 잔금에 대해 12개월 무이자할부를 적용하고 있다. 또 무쏘SUT 구매 고객에게 후면데크 장착시 사용할 수 있는 80만원 할인 쿠폰(실비용 120만원)을 제공하는 등 할인 혜택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