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선마저 무너지자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원화 강세는 수출 경쟁력의 약화로 직결되고 이에 따라 수출 의존적인 국내 경제와 증시가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이었다. 그러나 저가 위주 상품의 수출 구조가 바뀐데다 환율 하락이 내수 회복을 볻돋우는 양면성이 있어 예전처럼 원화 강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이후 상승 폭을 키워 한때 890선을 돌파했으며 오전11시26분 현재 12.30포인트(1.40%) 오른 888.97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4.02포인트(1.09%) 상승한 372.8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7년만에 1천원대에 진입했지만 증시는 무덤덤한 모습으로, 국제 유가 하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의 상승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경쟁국인 일본, 대만 등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한국 시장만의 악재로 볼 수 없고 내수 회복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이덕청 박사는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가 정보기술(IT) 중심으로 바뀌었고 중국 경기의 영향도 많이 받는데다 원화 뿐 아니라 엔화도 함께 절상되기 때문에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처럼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환율 하락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내수 기업의 비용 부담도 줄이는 효과까지 있어 경제 전체적으로 실보다 득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압박하는 요인이지만 상품의 질적 경쟁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증시가 예전처럼 과민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해외펀드 정보제공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의 조사 결과, 지난주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 올들어 가장 많은 17억8천300만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수급 여건도 좋아지는 상황이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금리 인하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이를 막아내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적으로 하락한다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정표 투자전략부장은 "원화 강세로 내수 관련주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달러화가 강세로(원화가 약세로) 반전될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올수 있는 만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