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의 출범과 강정원 국민은행장 취임으로 은행권이 각종 특판 예금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등 금리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은행들은 맞춤형 대출상품으로 틈새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무리한 경쟁보다는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나만의 영역'을 확보, 입지를 넓혀 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직장인과 전문직 종사자를위한 신용대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HSBC는 만 26~57세의 직장인과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담보나 보증 없이 소득수준과 재직기관 근속연한 등에 따라 대출금액과 금리가 결정되는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금액은 500만원부터 최대 5천만원까지이며 금리는 최저 연 7.35%, 만기는 3년이다. 직장인은 주민등록 등본과 재직증명서, 소득증명원 등을 제출하면 되고 전문직종사자는 주민등록 등본과 소득 증명원, 전문직 면허증을 제출하면 된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B)은행도 맞춤형 대출상품으로 은행간 경쟁에 뛰어들었다. SCB는 만 24~55세의 직장인과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최장 5년짜리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금액은 300만원부터 최대 3천만원까지이며 신용도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고객의 '자격'에 따라 10만원 단위로 세분화해 결정된다. 금리는 최저 연 9.8%이며 대출 후 처음 2개월간은 약정금리와 관계없이 연 9.8%의 최저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출범 등으로 은행들이 시장선점을 위한 금리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좀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특판예금 대신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rj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