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같이 해보자고 말은 해보겠지만,특별히 양보할 것은 없고, 안되면 미국 혼자라도 해 나갈 수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4일 재선에 성공한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라크 문제 등 대외 난제 해결을 위한 동맹 재건과 미국 이미지 개선을 위한 방안에 관한 질문에 답한 내용은 대체로 이런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이라크 문제로 불화를 빚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맹방들을 비롯해 세계를 향해 던진 재선 후 첫 메시지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테러범을 숨겨주는 나라도 테러범과 마찬가지로 유죄라는 내원칙을 탈레반이 무시했기 때문에 우리는 탈레반을 제거했다"며 "미국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진짜"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우리말로 표현하면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 "내가 하는 말은 그냥 해보는 헛말이 아니다"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같은 `실행 의지'를 반복 강조했었다. "그래야 세계를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소지가 있는 나라나 무장세력에 대한 메시지인 셈이다. 이에는 시리아, 이란, 북한 등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 선거전 발표된 `듀얼퍼 보고서'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실제론 대량살상무기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다 미국에 의해 축출된 것은 미국이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제2기 대외정책이 1기 때와 같을 것이냐 변화가 있을 것이냐를 놓고 맹방과 적성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과 스타일 양면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국내외에 천명했다. `현 항로 유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날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380만표의 표차와 50% 과반 득표의 승리에 따른자신감과 자부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국민의 뜻(the will of the people)'이라는 표현을 대여섯 차례 사용하면서 자신이 국민의 뜻을 등에 업고 있으므로, 이를 `정치적 밑천'으로 삼아 대내외정책 목표 달성에 십분 활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선거 때 수백회 연설과 3차례 TV토론, 인터뷰 등을 통해 기본적으로 같은 말을 하고 또 한 결과 선거에서 이겼다면, 국민이 그말을 승인한 것인 만큼 이 정치적 밑천을 갖고 내가 하겠다고 국민에게 말한 것을 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맹방과 관계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는 물론 서로 다른 의견이 있고,과거 불화가 어떠했든 우리는 공동의 적에 직면해 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내밀고 내가 왜 그런 결정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 견해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말도 듣고 있고, 이해도 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미국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첩경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전 세계적으로확산하는 것"이라며 "그럴 수 없고, 그럴 가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견해에는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나에겐 그런 생각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성공 사례로 강조하면서 "현 정부는 자유가 사람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힘을 믿으며, 이것이 내 외교정책의 핵심"이라고 이념에 입각한 공세적 대외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이같은 자세는 국내 정책에 대해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역시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들어 의회에 대해 사회보장제도와 조세제도, 정보기관개혁입법의 조속한 입안과 처리를 강력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으나 "우리와 목표를 같이 하는사람들"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이날 내각과 백악관 참모진의 개편 방침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주말부터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공화당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존 스노 재무장관을 신뢰하기 때문에 스노 장관이 스스로 떠나겠다고 하지 않는 한 유임시키는 등 경제팀을 당분간 교체하지 않고 조세제도와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맡길 것이며,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후임 물색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