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투표율이 20%에도 못미치는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오는 30일 치러지는 경기 파주시장 보궐선거와 의정부시(송산2동).고양시(주교동) 시의원 재선거에 나서는 후보 진영은 물론 선관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번 재.보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도무지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무원들조차 선거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각 정당의 공천을 받은 4명의 후보가 뛰고 있는 파주시장 보선에는 강화된 선거법에 선거 무관심, 농번기까지 겹쳐 사실상 '그들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다. 선거운동이 개시된지 5일째인 21일 열린우리당 김기성(61), 한나라당 유화선(56), 민주당 문희장(57), 자민련 윤승중(63) 후보 등 출마 후보 4명은 모두 이날 열린금촌5일장에 나가 지지 호소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유권자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유권자 대부분이 악수를 청하는 후보를 반갑게 맞이하기는 했지만 선거가 있는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 썰렁했고 한 상인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선거는 무슨 선거냐"며 핀잔까지 줘 후보들을 머쓱하게 했다. 유세차량은 역 등지에 홀로 세워진 채 로고송을 연신 틀어댔지만 지나는 사람들이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 후보들의 주요 공략처인 노인정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A후보 측은 "노인정에 가면 3∼4명 만나기도 어렵다"며 "농번기에다 단풍 관광철까지 겹쳐 그런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시의원 재선거 현장은 특히 심해 청중 유세 포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시의원 후보들은 저마다 아파트 단지와 시장 등을 열심히 누비고 있지만 3∼4명모이기도 쉽지 않아 청중 유세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 의정부시 B 후보의 경우 아파트 앞에 유세차량을 세워놓고 마이크 방송을 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다 "시끄럽다"는 항의까지 받자 청중 유세를 아예 포기했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주요 유세 운송 수단으로 활용하는 후보들이 늘고 있고 '발로 뛰는 맨투맨' 쪽에 집중시키고 있다. 고양시의 C후보 선거운동원은 "한 장소에서 머물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대중연설은 불가능하다"며 "거리 유세를 하더라도 일일이 점포 안을 찾아가 악수하고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해당 선관위도 속을 태우고 있다. 애드벌룬을 띄우고 현수막을 걸고 깃발까지 내걸었지만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않고 있다. 학교와 공장 등에 협조 서한을 보내고 아파트와 약수터 등지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곤 후보들을 밀착 감시하고 있는 감시단원들조차 불법 감시보다는 투표 독려에 더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덕양선관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20% 전후의 투표율로 1천표에 크게 모자라는 표를 얻고도 당선될 수 있겠다"며 "선거일까지 최선을 다해 투표율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파주시장 후보 진영은 국정감사가 끝나 중앙당 지원이 가능해지는 이번주말부터 서서히 선거 열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며 마지막 주말 유세를 준비하고있다. (의정부=연합뉴스) 김정섭.안정원 기자 kimsup@yna.co.kr 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