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당론을 '형법보완안'으로 결정한데 대한 중보.보수 성향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수습에 주력하고있다. 지도부는 일단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가 집단 당직사퇴 의사를 거둬들인 20일을 고비로 반발강도가 한풀 꺾였다고 보고 개혁입법 드라이브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안개모가 대체입법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이달 말 공식 출범을 앞두고 조직 확대를 모색하고 있어 지도부와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안개모 소속 의원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설득에 나서는 등`4대 법안' 처리에 대비해 내부전열을 다지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영근(安泳根) 제2정조위원장의 사의 번복 등 안개모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으레 그런 것이라서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뒤 "사실 그 건은 자제하고 있기로내부 조율이 됐다. 어제 모두 정리됐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특히 국보법 문제에 대한 내부 혼선이 일부 언론에 의해 갈등으로 왜곡,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비판 언론'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의장은 "정부.여당이 동아.조선일보한테 탄압당하고 있다. 신문이 아니라 삐라 수준"이라며 "우리를 흔들어 무너뜨리기 위해 완전히 샌드백 치듯이 무차별 공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춘(金榮春) 원내수석부대표도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안개모 의원들에게 당직사퇴를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 내용에 대해 "한 달전 얘기를 현재진행형으로왜곡하고 있다"며 "조선.동아는 언론이 아니라 정치세력이란 말이 적절하다"고 가세했다. 중진 의원들도 "당론을 존중하자"며 내부 단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임채정(林采正) 기획자문위원장은 "당이 한번 원칙을 정했으면 당론을 따르는게 정도이자 당에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당내 현안에 대해 거의 입을 열지 않았던 이광재(李光宰) 의원도 "개인적으로 `특수한 지위'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지만, 시스템을 통해 당론이 모아졌다면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듯 안개모도 동향을 주시하면서 자세를 낮추고 있다. 사퇴설이 제기됐던 안병엽(安炳燁) 제4정조위원장은 "집단사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안영근 의원은 당직사퇴 여부에 대해 "국감이 끝나봐야 안다"고 전제한 뒤"사실 우리가 국보법 때문에 사퇴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개혁 일변도로 비쳐지는 지도부의 당운영 방식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안개모가 내년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당내 `보.혁' 갈등이 개혁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