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낙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낙지는 가을에 먹어야 제격이다.


예전에 낙지하면 서울은 무교동 허름한 집에서 먹던 "무교동 낙지",부산은 조선방적 앞에서 팔던 "조방낙지"가 대명사였다.


쫄깃하면서도 입에 착착 붙는 낙지 맛은 무엇으로 양념을 해도 맛있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


세월이 흘러 낙지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대중화된 낙지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유명한 낙지수제비(02-569-3955)=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잡은 지 1년 만에 일대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다.


낙지 한 마리와 얇게 저민 수제비,청양고추 파 등을 넣어 말갛게 끓인다.


얼큰하고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수제비를 먹기 전 애피타이저 격으로 나오는 푸짐한 양의 보리밥은 야채와 함께 비벼먹을 수 있도록 했다.


1인분 5천원.


3∼4명이 함께 갔을 경우 낙지볶음(1만3천원)이나 파전(9천원)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손님들은 퇴근길 소주 한 잔 걸칠 곳과 다음날 해장할 집으로 동시에 떠올린다고 한다.


사장이 미모의 탤런트 이경심씨라는 점도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씨로 인해 식당 안에는 찬송가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먹물(031-908-9777)=경기도 일산에서 낙지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원래 마두역에서 4년 전에 시작했다가 1년6개월 전 백마교 근처 풍동으로 이전했다.


총 1천5백평 부지에 3층짜리 식당건물을 짓고 옆에 대형 주차장과 정원까지 갖춰 가족들과 함께 외식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무교동 낙지집 마니아였던 주인 임기주씨(57)는 "너무 맵기만 한 낙지 맛을 대중화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곳의 낙지볶음은 매운맛,중간맛,순한맛으로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2인분으로 산낙지는 3만원,생낙지는 1만5천원이다.


'먹물전골'은 얼큰한 맛이지만 '먹물섬'은 시원한 맛으로 낙지를 즐길 수 있다.


먹물낙지튀김,낙지파전 등도 있다.


식당 오픈일(5월14일)을 기념해 매월 14일은 '먹물데이'라고 해서 전 메뉴의 음식값을 20∼50% 할인판매한다.


연중무휴.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