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추리소설 '4의 규칙(The Rule of Four,이안 콜드웰·더스틴 토머스 지음,정영문 옮김,랜덤하우스중앙,전2권)'이 번역돼 나왔다. '장미의 이름'과 같은 방대한 지적 탐구의 세계를 '다빈치 코드'처럼 속도감 넘치는 문체에 적절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초판 20만부가 사흘만에 매진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또 출간 보름만에 11쇄를 찍어 당시 판매순위 1위를 지키고 있던 '다빈치 코드'를 앞지르기도 했다. 책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 프린스턴 대학의 두 학생 폴과 톰이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라는 르네상스 시대 책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죽음과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1999년 논문 마감일을 하루 앞둔 어느 날.폴과 톰은 5백년 전 출간된 이래 베일에 싸여 있던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의 수수께끼를 거의 다 푼 상태다. 하지만 마지막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그날 밤 이들에게 오래된 일기책 한권이 건네지고 이들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안에 책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발견한 것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프린스턴의 캠퍼스는 혼란에 휩싸인다. 그들의 연구를 도와주던 대학원생 빌 스타인이 살해당한 것이다. 서양의 초기 인쇄물 중 가장 귀중하면서도 판독하기 어려운 책으로 알려져 있는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는 1499년 베니스에서 출간돼 현재 2백60권 정도의 사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한권이 '4의 규칙'의 배경이 되고 있는 프린스턴 대학의 희귀서적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뉴욕타임스는 "'4의 규칙'이 뛰어난 이유는 미스터리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대단히 정확하고 명징한데도 불구하고 과장과 상상력이 이야기 속에 정교하게 뒤섞여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4의 규칙'은 미국에서 출간된 지 1백일 동안 1백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