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15일 열린우리당 '386의원'들과의 첫 만남을 갖고 재계의 공개적 소명기회를 무시한 여당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386의원들은 "우리도 시장경제주의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이 같은 재계의 유감 표명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 서로의 시각차만을 확인했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대표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한 식당에서 강봉균,이광재,이화영 의원 등 열린우리당 내 '신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 11명과 간담회를 갖고 재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여당의 행태에 불만을 토로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3자도 아닌 당사자의 목소리도 들어보지 않은 채 법안심사소위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데 대해 심한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재계의 분위기를 386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경제5단체 대표들이 천정배 원내대표,김희선 정무위원장 등 열리우리당 지도부와 조찬간담회를 갖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의견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개진할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지만 한 달째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이 지난 9일에도 회장단이 김원기 국회의장을 초청해 간친회를 갖고 같은 요청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386의원들은 재계의 이 같은 유감표명에 대해 "정무위 소속 의원이 아니라서 그간의 경과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고 난 뒤 나중에 얘기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386의원들은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가능하지만 좌파·우파로 나누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말한 뒤 "우리는 시장경제주의자이고 국가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재계와 똑같다"며 재계의 이해를 구했다. 386의원들은 또 "세상이 바뀌어 다원주의 시대가 된 만큼 경제계도 사회 각계각층의 이해집단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체질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전경련의 변신을 요구하기도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