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시몬 페레스당수는 19일 집권 리쿠드당과의 연정 제휴가 무산됨에 따라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고요구했다.

이스라엘 신문들에 따르면 페레스 당수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노동당의 견해는 조기총선을 실시해 국민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페레스 당수는 "이스라엘 국민의 다수가 가자지구 철수와 정착촌 철거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쿠드당 대의원) 800-900명의 수중에 이스라엘의 운명을 맡길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현상황에서 바람직한 수순은 조기총선을 통해 국민에게 평화와 단합의 새로운 위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레스 당수는 리쿠드당이 전날 당 대회에서 노동당과의 연정에 반대키로 의결한 것과 관련, 국가의 이익보다는 당의 이익을 중시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페레스 당수는 리쿠드 당대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샤론 총리가 노동당과의 연정협상 재개를 요청한다면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당 일각에서는 리쿠드당과의 연정협상을 중단하고 협상팀도 즉각 해체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일간 하아레츠는 전했다.

노동당의 연정 협상대표인 베냐민 벤 엘리저 의원은 "레임덕에 빠진 총리 정부와 동거할 수는 없다"며 "리쿠드당과 조기총선에 관해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샤론 총리는 노동당과의 연정에 반대키로 한 리쿠드당 대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철수계획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고 재천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샤론 총리가 정착촌 철수정책을 의미하는 분리정책과 외교적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또 샤론 총리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연정 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충격적인 패배 이후 네게브 사막에 있는 농장으로 열흘간 휴가를 떠났다고 현지 신문들이 전했다.

샤론 총리는 내년까지 가자지구 전체와 요르단강 서안 일부 정착촌에서 병력과정착민을 철수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선 의회(크네세트)에서 과반수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리쿠드 주도 연정은 민족종교당 등 정착촌 유지를 요구하는 극우계 정당들의 이탈로 현재 과반의석에 미달돼 노동당과의 제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페레스 당수가 조기총선을 실현하기 위해선 의회에 정부 불신임을 상정해 과반지지를 얻어야 한다.

한편 샤론 총리 측근들은 그가 조기총선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샤론 총리가 리쿠드 당대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정착촌 철수계획을 강행할 경우 당의 분열과 조기총선이 불가피해지고, 철수계획도 차질을 빚게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