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체육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온 탁구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첫 남북 합동훈련으로 돈독한 우정을 과시한다.

남북 탁구선수들이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5시(현지시간 오전 11시)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아테네 입성 후 처음으로 합동훈련을 갖는 것. 이 자리에서 한국의 남자간판 유승민과 여자 에이스 이은실(이상 삼성생명) 등한국 대표 선수 9명은 북한의 여자 에이스 김현희, 김향미, 남자선수 오일 등과 간단한 연습게임을 진행한 뒤 대회 정보도 교환할 예정이다.

탁구가 다른 종목의 부러움을 사며 남북 우애를 과시하게 된 건 사상 첫 단일팀구성의 물꼬를 트며 그 동안 남북 화해 무드 조성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첫 단일팀을 이뤄 여자단체전 금메달과 여자단식은메달(이분희), 남자단식 동메달(김택수), 혼합복식 동메달(이분희-김성희)을 따내`원코리아'의 함성을 메아리치게 했다.

이후 2000시드니올림픽과 단일팀 구성이 막판에 좌절됐던 2001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남북 오누이가 손을 맞잡은 2002부산아시게임에서도 단일팀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등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올림픽 기간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런 노력의 첫 단추를 꿰는 합동훈련은 큰 의미가 있다.

또 지바 남북 단일팀 때 이분희와 복식조를 이뤘던 현정화가 이번 대회에선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로, 당시 남자단체전 멤버였던 김택수가 남자팀 코치, 이철승(삼성생명)이 복식 선수로 나서 뜻깊은 해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정(6일)보다 5일 늦은 11일 아테네에 선수들을 이끌고 들어온 현정화 코치는 "탁구가 맨 먼저 북한 선수들과 공식 합동훈련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벅차다.
분희 언니가 임원으로 참가하는 지 알 수 없지만 (김)현희, (김)윤미 등 선수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