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각료들에게 올여름 바캉스(휴가)를 단축하고 휴가 중에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작년 여름 폭염 때 1만5천여명이 숨졌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라크 대통령은 26일 바캉스 전에 마지막으로 열린 각료회의에서 "각료들에게휴가를 잘 보내길 바라며 휴가를 짧게 보내고 휴가 동안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고 정부 대변인인 장-프랑수아 코페 장관이 전했다.

코페 장관은 시라크 대통령이 또 각료들에게 휴가 중에도 연락이 닿을 수 있는상태를 유지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각료들의 여름 휴가는 보통 2-3주일에 이른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다가스카르를 공식 방문한 뒤 27일 오후부터 프랑스 해외 주인 레위니옹섬으로 10여일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다음달 14일 남불 '기적의 고장'인 타르브를 방문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맞기 위해 그 전에 프랑스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해 폭염 중의 '정부 휴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각료들은 시라크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에 따라 대다수가 국내에서 바캉스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립 두스트-블라지 보건장관은 휴가 중 파리 주변에 머물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8월 첫 2주 동안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인해 1만5천여명이 숨졌으나 시라크 대통령을 비롯한 대부분의 각료들이 휴가지에서 돌아오지 않아 '늑장 대처' '무대책' 등의 비난을 면치 못했다.

장-프랑수아 마테이 당시 보건장관은 폭염 사태의 휴유증으로 결국 경질됐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