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는 도대체얼마정도 수준일까.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나 목표가를 뒤져 보는 것은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 차례의 실적 발표나 그때 그때의 시황에 따라 불과 몇달만에라도 10~20만원씩 수시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증권사들은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후일제히 10~20만원, 많게는 25만원 이상 목표가를 크게 낮췄다.

삼성은 67만원에서 59만원으로, 교보는 65만원에서 51만원으로, 대우는 70만원에서 52만원으로 8~18만원씩 크게 낮췄다.

외국계증권사들의 경우 더욱 수정폭이 커 일본계 다이와는 79만원에서 57만5천원으로 하향조정했고 CLSA는 심지어 100만원에서 75만원으로 25만원이나 낮췄다.

애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2.4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토대로 올 예상 실적을 수정했고 이에 따라 목표가 책정의 기초가 되는 주당순이익(EPS) 등이 하향조정됐기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동종업계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조차 이처럼 단기간내 큰 폭의 목표가 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목표가의 투자 지표로서의 가치나 증권사의 신뢰성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목표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 책정에서 '시황'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에 한 기업의 본질적 기업 가치 뿐만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도달할 수 있는 주가 범위의 '가이드라인'까지 모두 포함시키려하면서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삼성전자 담당 애널은 "애널리스트들은 목표가 책정시 기업의순수 가치를 반영할 것인가, 시장의 투자 지표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시황을 참조할것인가를 두고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목표가가 큰 폭으로 변하는 것은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경향이 목표가 책정시 시황을 중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지만 실적 발표 한 번에 올해 전체 영업실적이그처럼 크게 수정된다는 것은 의아스러운 일"이라며 "삼성전자 2.4분기 실적 악화 요소나 하반기 IT제품 가격 하락 압력 등은 이미 상반기 중에 모두 예측가능했던 일 아니었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애널리스트들이 대개 시황이 나쁠 경우 EPS 등 펀더멘털 관련 수치에 주가수익배율(PER) 등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적용할 때 밴드상 가장 낮은 수치를 대입함으로써 시황을 좇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