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사건'을 조사중인 감사원은 8일오전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을 감사원으로 불러 2차 조사를 벌인다.

지난 1일 1차조사 때 김 사장의 진술을 주로 들었던 감사원은 이날 2차조사에서는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집중추궁할 예정이어서 이날 조사가 이번 사건의 열쇠를 풀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특히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김 사장과 팔루자 무장세력간의 협상 과정에 주목, ▲김 사장이 왜 한국대사관에 알리지 않고 단독 협상을 벌였는지 ▲협상대상은 어떤 무장세력이었는지 ▲언제, 어떻게 협상했는지 ▲석방 요구조건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선일씨를 알리바바(도둑) 세력이 납치했으며 김 사장에게 거액을 요구했다'는 소문도 있는 만큼 사실 여부를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 사장이 한국대사관에 대한 불신으로 김씨 실종을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대사관을 4번이나 자주 방문했던 데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고있는 만큼 그 이유를 밝혀내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특히 기독교인이었던 김선일씨가 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현지에서활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같은 행위가 이번 사건에 미친 영향도 함께 파악중이다.

한편 감사원은 임홍재(任洪宰) 주 이라크 대사가 고(故) 김선일씨의 피랍이 확인될 무렵인 지난달 9-12일 요르단 암만을 방문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했다.

감사원은 특히 임 대사가 암만에서 김씨의 피랍가능성을 알고 있던 선교사와 만나 인사를 나눈 사실을 확인했으나, 임 대사와 선교사는 "그때 피랍 얘기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현지조사단(단장 문태곤)에 따르면 임 대사는 지난달 9-12일 이라크 대사관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직원 1명과 함께 "업무협의차" 요르단 암만을 방문했고,이 기간 한인교회인 `필라델피아 교회'를 찾았으며, 교회 관계자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서울 O교회 강모 목사로부터 e메일을 받아 김씨의 피랍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던 선교사 1명과 악수했다.

현지조사단은 이에 따라 임 대사의 사건 사전 인지 가능성을 조사했던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임 대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알았으면 제가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며강하게 부인했으며, 국내에 머물고 있는 선교사도 "임 대사를 만났을 때 김씨 실종.피랍얘기는 안했다"고 진술했다고 감사원 관계자가 전했다.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지난달 4-5일 이라크에서 강모 목사를 만나 김씨의 실종 및 납치 가능성을 알렸으며, 이어 강 목사가 중동지역 선교사 8명에게 e메일을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