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州)에서 두 보수단체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위해 제3의 후보인 랠프 네이더의 이름을 오리건주 투표용지에 올리려고 불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CNN방송이 1일보도했다.

워싱턴의 진보단체인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접수한 고발장에서 두 보수단체들이 부시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지난 26일 오리건주에서 열린 네이더 후보지명을 위한 집회에 참석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수단체들은 동성결혼과 낙태권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인 `오리건가족평의회(OFC)'와 전(前) 하원 공화당 대표 딕 아메이가 이끄는 반(反)세금 단체의 오리건주 지부인 `견실한 경제를 위한 오리건 주민들(OCSE)' 등이다.

CREW는 이 고발장에서 부시의 선거대책팀과 오리건주 공화당의 이름도 거명하면서 이들 조직이 부시 지지자들에 대한 네이더 지명대회 참석 종용 노력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CREW의 멜라니 슬로운 회장은 OFC와 OCSE 등 두 단체들이 비영리 단체들이기는하지만 법인들이라면서 "법인들은 정치 운동에 기부를 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부시 재선팀은 이에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네이더의 대변인인 케빈 지즈는 이같은 주장을 "절대적으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사람들을 우리의 행사에 오도록 하기 위해 어떤 공화당 단체나 법인, 비영리단체들과도 협력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우리 지지층에게 접촉해 우리 사람들을 그곳에동원했다"고 말했다.

네이더 후보가 오리건주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려면 하루에 1천명의 등록유권자들의 서명을 받거나 주 전체에서 1만5천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네이더측은
지난 26일 포틀랜드에서 집회를 열고 유권자들의 서명을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회에는 1천100명이 참석했지만 1천명이 네이더 후보등록을 위해 서명했는 지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는 부시 후보를 약 7천표 차이로 물리치고 선거인단 7명을 확보한 바 있다.

여론조사 결과 오리건주에서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존 케리(매사추세츠)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고 네이더는 3-5%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CREW는 FEC에 접수한 고발장에서 "만일 네이더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면 그는 진보적인 수천표를 가져갈 것이며, 그 표들은 그렇지 않을 경우 케리 후보에게가서 부시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