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국민화합을 촉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대선 공식당선 발표 다음날인 21일 대국민성명을 통해 "우리는이제 국민을 통합하고 앞으로 닥쳐올 험난한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법과 화해가 지배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필리핀 국민들은 자신들의 할 말을 한 만큼이제는 단합과 단결에 주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야권의 부정의혹 및 검표작업 조작 시비 등 후유증에 시달린 나머지 한동안 공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부터 다시집무에 복귀했다. 복귀 직후 아로요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가장 열열하게 지지한 북부일로코스 수르와 중부의 세부시를 찾아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시한 뒤 앞으로 6년동안 대통령으로 국민화합과 경제회복 등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한편 아로요 대통령의 당선이 공식 발표된 직후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포인트 오른 1천540.52에 마감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종합주가 상승이 선호하는 후보의 당선으로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안정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야권후보로 나섰다 아로요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신 포 후보진영은 이번선거가 아로요측의 노골적인 매표행위 등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난한 뒤 아로요 대통령의 승리가 "민주주의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포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도 이번 선거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아로요 대통령의 승리를 비난하는 대규모 군중집회 등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에르모게네스 에브다네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포 후보 지지자들이 아로요 대통령의 취임식에 때를 맞춰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에브다네 국장은 또 전날 정부청사 부근에서 두개의 살상력이 강한 2개의 플라스틱폭탄(C-4)가 발견된 뒤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아로요 대통령은 오는 30일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