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당시 미국 국방부의 방공 지휘부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피랍 여객기들 가운데 최소한 1개를 테러 전에 격추할 수 있는기회를 놓쳤다고 미국의 9.11테러조사위원회가 17일 밝혔다. 조사위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마지막날 청문회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항공관제당국과 군 관계자들이 첫 여객기 납치를 인지한 시점과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1시간 후 펜실베이니아 숲속에 추락한 시점 사이의 아주 중요한 시간을 일련의잘못된 조치로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보스턴 로건공항을 이륙한 후 피랍돼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처음으로 충돌했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의 조종실에서 나온 음성메시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항공기 납치범 19명 가운데 주모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아타로 추정되는 사람이 승객들에게 "우리에게 다른 항공기들도 있다. 조용히 있으면 여러분은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공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람은 "여러분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면 여러분과 비행기는 위험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연방항공국(FAA)과 영공 방어를 담당하는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의 상황 대처 미숙으로 납치 항공기를 요격하기 위한 전투기 출격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딕 체니 부통령의 피랍 여객기 격추 명령이 피랍 여객기 4대 가운데 마지막항공기가 납치범들과 승객간의 싸움이 벌어진 후 펜실베이니아에 추락할 때까지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NORAD와 FAA가 2001년 9월11일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당시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