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내 20개 개도국 그룹(G20)은 28일(현지시간)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에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브라질과 인도 등을 주축으로 한 G20은 이날 농산물 시장접근 확대를 위해 ▲고율관세의 감축폭을 확대하고 ▲관세상한을 설정하며 저율관세 수입물량(TRQ)의 의무적 확대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관세인하 공식을 제시했다. G20의 이번 제안은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농업위원회에서회원국들간에 집중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G20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가 지난해 8월 절충안으로 제시한 '혼합'관세인하 공을 최근 거부한다고 선언하고 주요 농산물 수출국 그룹인 케언스와 새로운 관세인하공식을 제시하기 위해 집중 협의를 가졌다. 혼합 관세인하 공식이라는 선진국과 개도국 그룹의 대립을 조정할 목적으로 품목별로 우루과이 라운드(UR)와 스위스 방식, 무관세 등 3가지 공식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G20은 혼합 관세인하공식이 근본적 결함으로 미.EU의 이해만을 크게 반영, 농산물 시장접근을 개선하는데 실패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세 감축폭을 세밀히 검토한 결과 선진.개도국간에 불평등하다는 데 불만을 품고 있다. G20의 새로운 제안은 관세 인하폭과 관련해 선진국과 개도국, 저개발국을 구분짓고 선진국들에 대해서는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의 증량과 쿼터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량안보와 농촌발전을 위해 개도국에 대해서는 장기간 낮은 관세 인하폭을 허용하는 '신축성'을 부여하고 있고 저개발국들에 대해서는 아예 관세 인하의무를 면제하고 선진국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토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상한을 성정하면서 이에 극히 제한적인 예외만 허용할 수 있으며저율관세 수입물량(TRQ)의 의무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해 농산물의 비교역적 기능을 강조하는 수입국 그룹(G10)에는 여전히 부담이다. 개별 품목마다 유연한 관세 인하 교섭을 할 수 있는 우루과이 라운드(UR)방식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어 쌀과 같은 중요 품목을 지키려는 한국으로서는 관세 상한이 설정된다면 국내 시장 보호가 난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내주의 농업위원회 특별회의에 대비해 G10 국가들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G10에는 일본을 비롯해 스위스, 노르웨이, 대만, 이스라엘,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WTO는 내주에 이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농업위원회 특별회의를 추가로 가질예정이며 내달 14일-16일에도 특별회의를 계획하고 있다. WTO는 7월말까지 DDA협상의 기본 골격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역시 농업협상에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